명상 도중에
"지금 환하게 웃고 있는 아름다운 나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를 들었다.
망설임 없이 내가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얼굴을 떠올렸다.
더 정확하게는 Jessia Gomes 와 이효리
그리고 나의 얼굴 그 어딘가를 떠올리려 애를 쓴 것같다.
수십 년간 매일 봐온 내 얼굴인데... '있는 그대로의 내 얼굴'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떠올려야 하니까 집중을 하려 했지만,
아까 그 말-아름다운 나의 모습 떠올리기-을 들으면 들을 수록
내가 그 연예인들처럼 예뻤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왜 나는 내 얼굴을 못 떠올릴까?
반면 제시카 고메즈, 이효리 얼굴은 어쩜 그렇게 쉽게 떠올릴까?
-그대로의 내 얼굴에 불만이 있구나. 마음에 안드는구나. 보다 그들처럼 아름다워지길 바라는구나.
이후 나의 얼굴을 떠올려보니 수많은 컴플렉스들이 마음 속 눈에 보였다.
피부 트러블들, 코 위에 있는 흉터, 옅은 눈썹, 높지 않은 코, 주름살...
명상에서는 분명 '환하게 웃고 있는 아름다운 나의 얼굴'을 떠올려 보라 했을 뿐인데...
나의 얼굴을 평가해보라는 말이 아니었는데 그새 평가를 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얼굴은 더 아름다워져야 할 대상이요, 불만족스러운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왜 나는 더 아름다워지길 바라는가?
내가 더 아름다워야 가치 있어 질 거 같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도 나를 더 좋게 봐주고 칭찬해 줄 것 같다.
화장하지 않아도, 땀을 흘리고 있어도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나이들어가도 예뻐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 당하고 싶지 않다.
꼭 연예인처럼 예뻐질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얼굴 속 문제점들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되도 보다 더 행복해질텐데... ...응 그래 나는 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
'그렇구나'
명상,관찰일기 시간은 있는 그래도의 나를 깊게 관찰하고, 인지하는 시간이니까
이런 나의 불만, 생각,감정들도 그대로 받아들이자.
나는 내가 더 아름다워지길 바란다. 외모의 각종 컴플렉스들이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
'응, 그럴수 있어.'
뭐 이상적인 정답이야 당연히 '지금 내모습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세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운 존재랍니다. 다른사람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하지 마세요.'등등 이런 정답들을
떠올릴 수 있지만 별로 그런 노력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성적인 나는 충분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평소의 나는 남에게 인정받는건 중요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고,행동하려
애쓰는 쿨한 여자니까.
관찰일기를 쓰는 시간 만큼은 그냥 인정하자.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지 못하는 나도 인정하고,
더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나의 모습도 인정하자.
'괜찮아.그럴수 있지뭐.'
그치만....그래도...어느날 나의 시력을 잃어버린다면
또는 세상에서 모든 거울이 사라져버려 더 이상 나의 얼굴을 볼 수 없게된다면,
연예인의 얼굴이 아니라 내 모습을 선명하게 떠올릴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때가 되면 있는 그대로의 나의 얼굴이 너무 보고싶어질거같다.
P.S: 이런 마음을 담아 오늘의 '왼손으로 그림일기' 주제는 제 얼굴입니다.
자꾸 그리다보면 내 얼굴을 잘 기억할꺼같아서요. :)
이런 일기를 쓰고 집으로 귀가하는데, [이효리 어록]이라는 주제로 카드뉴스가 올라와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