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 자만과 만용이 부른 패배

Words
325
Reading
2 min
Listen
Play
8y

난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를 응원했다.
브라질은 원래 언제나 응원을 했었고, 크로아티아는 98년 프랑스 대회 이후부터 좋아하게 된 팀이다.
그러나 사실 이번 4강 경기는 전망이 밝지는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공수의 완벽한 조화가 16강 8강에서는 그에 미치지 못했기도 하거니와, 두경기 모두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거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이미 바닥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역시나 전반의 흐름은 예상과 같이 잉글랜드의 우세였다. 점유율은 비슷했으나 잉글랜드는 3분만에 트리피어의 득점으로 앞서 나갔고, 이후에도 크로아티아의 수비진은 전과 다르게 측면 중앙 할것없이 잉글랜드에게 공간을 허용했다.
자칫 하다가는 8강까지 그렇게 경기를 힘들게 치르면서 올라와 대패할지도 모를것 같은 느낌이었다.

트리피어 득점후

트리피어 득점.png
그러나 잉글랜드는 공격은 주도했으나 첫 득점 이후 급격히 긴장의 끈을 놓아 버린듯 겨우 1골차임에도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고, 평소라면 놓치지 않았을 그런 찬스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물론 해리케인의 골대 바로앞에서 골대 맞히기는 그런 문제는 아니었던것 같지만.
어쨌든 첫 득점 이후 잉글랜드 선수들은 '오늘 크로아티아는 문제 없이 이길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않다.'라는 걸 인지하고 자만했고 그래서 만용을 부린게 아닌가 한다.
하지만 축구는 경기내내 주도 해봐야 결국은 한골이라도 더 넣은 쪽이 이기는 게임아닌가?
컨디션이 아무리 바닥이라 한들 월드컵 4강에 올라온 팀인데,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넣을 만한 기량을 가진 팀이고, 엉뚱맞은 골이 들어가지 않으란 법도 없는데 그 한골에 승리를 확신한 건 지난친 만용이 아니었나싶다.
전반 델리알리의 빗나간 슈팅도 정확한 한골 보다는 멋있는 한골을 원했던 것 같다. 마치 PK의 파넨카 슛으로 GK를 농락하듯.
만약 잉글랜드가 전반을 2:0으로 마쳤다면 후반에 비록 그런 졸전을 했다고는 해도 체력이 바닥난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잡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잉글랜드의 자만과 만용이 후반전 크로아티아에게 한골차라는 희망을 주었고,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실점한 후로는 완벽하게 크로아티아에게 주도권을 내준 채 경기가 진행되었다.

나는 물론 속으로 크로아티아를 응원했다. '잉글랜드 저것들 저런식으로 하다가 역전패한다'라고 되뇌이면서.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어 버렸다.ㅎ
응원하던 팀이 이기긴 했지만 잉글랜드가 4강까지 오는 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면 좀더 잼있는 경기나 됐을것이라는 아쉬움 때문인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만주키치 역전골 득점후

만주키치.png

크로아티아 승리후

크로아티아.png
어쨌든 잉글랜드는 52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쳤고, 크로아티아는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고, 프랑스와 98년 월드컵의 리벤지 매치까지 성사시켰다.

결승전도 프랑스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나는 역시 크로아티아를 응원한다. 탄탄한 미드필더진으로 프랑스 수비진 와해 시키고 확실하게 이겨줬으면 좋겠다.

잉글랜드 - 자만과 만용이 부른 패배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