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번 금메달 병역혜택이 도마위에 올랐다. 혹자들은 남자들에게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걸 남녀 차별로 몰고가기도 하지만 이건 근본적으로 '의무'를 남자만이 수행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남녀 차별의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남녀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참여한 병역의무를 가진 남자선수들과 근본적으로 운동과는 관련이 없는 일반인 남성들과의 형평성과 차별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이번 야구 대표팀은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중간에 멈추는 수를 강행하며 KBO소속의 주축 선수들을 차출하여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고, 실업팀 중심의 대만팀에게 패하면서 불씨는 지펴졌다.
운동 선수들에 대한 '병역 면제 혜택'이 불거져 나온 최초의 시기는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즈음이 아닌가 싶다.
당시 97년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14승을 거두며 코리안 특급으로 자리매김 했던 박찬호의 병역관련 논란으로 공개 토론회가 열릴 정도였으니 이런 논란의 시초는 박찬호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것이다.
당시에도 찬성과 반대의 논란은 분분했고, 나역시 98년에 군대를 입대한 사람으로서 군면제를 받는 운동선수들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기본적으로 나는 저런 병역면제의 문제는 국가이익과 관련지어서 결론을 낼 문제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즉, 어떤 특정한 사람을 군대에 보낸는것과 면제를 시켜 본업에 더 충실하게 할 경우 어느쪽이 더 국가에 이익인가를 판단하여 결론을 지어야 한다고.
그래서 나는 박찬호의 군면제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이었다. 병역의무를 이미 수행하고 있거나 예정된 남자들의 불만이 없을수는 없겠지만 그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박찬호도 국익에 앞서 본인을 위해서 메이저리그에 간 것이고 결과가 좋아 국익과는 이어진 것이지만, 사실 그땐 박찬호라면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후에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그리고 2002년 월드컵 4강으로 병역면제 혜택은 쭈욱 이어졌고 지금도 그 혜택은 유효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병역혜택의 취지와 본질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도 병역 면제 혜택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정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과 선수 은퇴이후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한 선수들, 그리고 미래가 촉망되는 선수들로 말이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이 병역 면제의 혜택이 특정한 유명 축구 선수나 야구선수의 병역면제를 위한 제도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2002년 월드컵 탈락으로 병역혜택을 받지못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했지만 실패한 모 축구선수와 몇번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도 병역면제의 꿈을 이루지 못하다가 특혜 선발 논란 까지 일으키며 올림픽에서 기어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선수등등 개인의 해외에서의 장기계약 및 부의 축적을 위한 혜택으로 변질되어 버린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이번 야구 대표팀이 그렇다. 아직 병역면제를 받지 못한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하고 그런 구성을 위해 올림픽도 아닌 아시안 게임 그것도 자국에서 열리지도 않는 대회기간에 시즌을 올스톱 시켜 버린것은 오로지 야구 선수들만을 위한 집단의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프로 선수들 특유의 여유까지 부려가며 투지하나 보여 주지 않는 선수들의 태도까지, 결국 대만에 패하면서 병역면제 혜택의 논란은 불거지게 되었고, 어쩌면 폐지 수순을 밟아 갈지도 모를일이다.
어차피 금메달이나 쥐꼬리만한 연금 혜택에는 관심 없이 '병역면제'에만 목표를 두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로 인해 몇차례의 대회에서 실패하고 이 대회만을 벼르며 준비해온 아마추어 선수들과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의 박탈감은 커질수 밖에 없을 것이고,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일반인들의 반감 역시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축구 역시 말레이시아전 패배 이후로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으나, 그래도 연령제한이라는 제도로 인해 그나마 희석 되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야구는 선수 선발 단계에서부터 그렇지 못한탓에 논란을 더 키우고 있는 느낌이 없지않다.
아마도 예상으로는 야구팀도 금메달을 획득하지 않을까 싶지만, 차후 다른 종목의 선수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고, 일반인 남성들에 대한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지금까지처럼의 선수 선발은 반드시 재고 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