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는 말하기를 사자가 밖에 있은즉 내가 나가면 거리에서 찢기겠다 하느니라 - 잠언 22:13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전해지는 솔로몬은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진정한 지혜를 깨달으며 그것 외의 인생의 허무함을 이렇게 전했다고 합니다.
" 해 아래에 새것이 없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무엇이 유익한가.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니 해아래 새것이 없다. "
이후 창작자들은 지독한 저주에 걸려 새로운 것을 머리를 싸매고 만들때마다 천년도 이전의 문학에서, 또는 사람들이 이름도 붙이지 않은 놀이에서 이미 비슷한 것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 진리의 진짜 내용은 인간에 대한 관심어린 시선이야 말로 모든 지혜의 정수라는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그 덕에 우리는 오늘도 수없이 나오는 게임과 영화와 음악에서 신선함, 감동, 깨달음, 짜릿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이것은 게임이다, 아니다를 가르는 기준에 알게 모르게 이러한 창작자들의 저주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온라인 RPG의 성장요소를 일정부분이라도 반영한 게임에선 모두 이러한 인생무상함의 철학에 기반한 나태에 의해 일말의 고민없이 노가다성 컨텐츠를 도입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일말의 고민과 독창성을 발휘하려는 게임들도 있습니다만 모바일/ 온라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RPG는 정말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흔히 말하는 노가다 형태로 컨텐츠를 도입합니다. 온라인 RPG는 언제부터인가 의례히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반복 컨텐츠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항시 말씀드리지만 시스템을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복 컨텐츠 자체는 사실 큰 장점이 있는 구현 방식으로 플레이어가 스스로 강해짐을 느끼게 해주고 새로이 도전하게 해주는 과정을 즐기게 해줍니다. 게임에서 제공하는 가장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방안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 없는 1차원적 반복 플레이를 그래픽만 바꿔서 제공한지 너무 오래된 것이 문제로 모두들 느끼고 계실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별 저항감이 없다고 느낀 것일까요?
거꾸로 이런 질문이 가능합니다. 그럼 반복없이 온라인으로 몇천 시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가. 사실 현재 서비스중인 온라인 RPG게임중에서도 지루한 반복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을 고민해서 특정 부분에서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도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여기에 대해 할 변명이 많이 있습니다. 플랫폼의 지속적인 변화로 인한 적응, 도전에 대한 지원부재, 도전에 대한 무관심, (특히 도전자에게) 과도하게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등 도전을 저어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창작자는 그 본능에 따라 창작을 하지 못하면 불만에 가득차 툴툴거릴것입니다. 지금 박발자가 툴툴거리고 있는것 처럼 말입니다. 그 툴툴거림이 회의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도전에 투자하지 않는 퍼블리셔들의 책임도 도전에 무관심한 플레이어들의 책임도 아닌 도전을 관철하지 못한 개발자들의 몫이라고 통감합니다.
어느순간 게임이 게임이 아니라 일이 됐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으로 월급받듯 백번정도 사냥하면 목걸이 하나 얻어내는것은 보람찰 수도 있겠지만 이젠 그 끈을 놓는것도 고민해봐야 할 일입니다.
인간의 본능을 이용하는 행위라 수행하는 플레이어들을 비난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다른 경험들 어쩌면 더 재미있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놓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손을 놓아야 새로움을 시작할 기회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경험은 인터넷 데이터가 아닌 우리 안의 기억으로 남을 것임을 확신하며 나태의 사슬이 언젠간 끊길 것을 기대합니다.
7대 게임악 - 나태편 박발자였습니다. 다음편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