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만든 스마트 이어폰 픽셀 버즈 2편입니다. 1편은 픽셀 버즈의 개략적인 소개였다고 하면, 2편은 좀 더 깊은 관점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픽셀버즈가 스마트 이어폰인 이유는 구글 어시스턴트(즉, 구글의 막강한 범용 AI 플랫폼)과 인터랙션입니다.
최초의 스마트폰으로서 아이폰의 성공비결을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터치스크린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무선전화기에서는 상식처럼 들어가있던 키패드를 제거하였습니다.
또 인공지능 비서 경쟁에서 아마존 에코가 호평을 받은 이유는 인공지능 성능과 시나리오도 있겠지만, 이를 담은 폼펙터(Form Factor)와 인터렉션도 한몫을 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켜서 전원버튼을 길게 누른다든가,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작위적입니다. 이미 스마트폰을 꺼내어 손으로 갖가지 동작을 한 이후에 음성을 입으로 바꿔 무엇을 명령한다? 보통은 그 정도까지 했으면 이어서 몇번의 탭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할 가능성이 큽니다. 불필요하게 인터렉션을 바꾸는데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에코는 애초에 딱히 건드리고 싶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원거리에서 불러서 명령을 내리는데 최적화된 생김새이며,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음악재생이나 상품주문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쁘다곤 할 수 없지만, 기능에 아주 충실한 모양새입니다.구글 픽셀은 우측 유닛에 터치패드를 넣었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부르고 싶을 때는 길게 손가락을 대고 필요한걸 말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마존 에코처럼 원거리 음성트리거를 사용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만, 두 가지 이유로 터치인터렉션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귀에 손을 대고 말하면 첩보요원이 된 것 같아 으쓱해질 것 같습니다.재생제어를 하고자 할때는 좌우 스와이프를 할 수도 있습니다. 터치패드는 아주 괜찮은 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어떤 기능을 사용할 지 결정할때는 음성을 이용하고, 그 기능 내에서 간단한 조작은 가벼운 손가락 터치를 이용해 한다면 연속된 음성조작에서 오는 피로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구글 어시스턴트 생태계에 들어오게되는 다양한 앱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좋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웨어러블 기기로는 애플워치가 있습니다. 애플워치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나름 성공한 제품이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만큼의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쁘긴 한데 왠지 지름신이 안옵니다. 걸리적 거릴것 같아요.그 가장 큰 이유는 애플워치가 시계이기 때문입니다. 무선전화기가 대중화된 이후로 시계는 실용적 기능성을 거의 상실하였고, 이제는 패션 소품이나 사치품으로서만 제한적인 기능을 합니다.
쉽게 말해 원래 안 차는 시계를, 스마트해졌다고 찰 이유를 찾기가 힘듭니다.
픽셀 버즈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걷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습니다. 가끔 음악을 듣고싶은데 이어폰이 없어 답답한 기분을 느껴보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무선이어폰의 모든 장점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스마트하기까지한 이어폰은 크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브랜드 무선이어폰 대비 크게 비싸지 않기때문에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는 기본조건은 갖추었습니다.
그렇다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사실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몇가지 사항이 존재합니다.
첫째로는 음질입니다. 써봐야 알겠지만, $159 짜리 음질을 못내면 철저히 외면받게 될 것입니다. 아이폰이 출시 될 때 통화품질이 다른폰보다 현저히 떨어졌다면 성공할 수 없었겠죠.
둘째로는 디자인입니다. 구글이 만든 하드웨어들은 전통적으로 디자인이 가벼운 경향이 있습니다. 고가의 전자제품이라기 보다는 장난감 같은 느낌이죠. 이번 픽셀 버즈도 픽셀2 라인업과 색상이나 재질감을 맞춘 결과 디자인이 매우 가볍습니다. 이를 좋아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159의 고가제품치고 임팩트가 좀 약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셋째로는 만듦새. 즉, 퀄리티입니다. 이 부분은 아직 사용을 해본 것은 아니라 단정짓기 어렵습니다만, 구글은 소프트웨어회사이고 제조는 다른회사에 맡겨왔습니다. 제조를 맡게되는 회사들도 물론 경험이 많은 회사들이지만, 구글 스스로 경험을 쌓고 제대로 가이드하기 전에는 만듦새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기획과 기능이 좋아도 만듦새가 떨어지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넷째로는 음성비서라는 분야의 미성숙함입니다. 음성인식이 점점 보편화되면 이어폰과 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웨어러블 기기가 큰 몫을 하게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스마트 이어폰이라는 작은 카테고리가 음성비서 분야를 스스로 캐리할정도가 될까요?
구글 픽셀버즈는 음성비서와 웨어러블 분야에 괜찮을 불꽃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세를 몰아 적극적으로 다른 앱들을 유치하고, 픽셀버즈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으로서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터치패드를 구현할 수 있는 설계와 기술,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 및 각 기기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는 SDK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하여 픽셀버즈의 복제품들이 나와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