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깨달음이나 발견은 "당연하다" 고 믿었던 것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몇백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당연히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었지요.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스팀잇에서 잘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이야기가 나올때 보통 이 2가지로 귀결됩니다:
- 스팀 가격이 오르면 된다.
- 유저가 많아지면 된다.
이번 글에서는 2번이 과연 진짜일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스팀잇/스팀코인판에 처음에 왜 오셨나요? 그리고 왜 계속 활동하고 계신가요?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보통 "글써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요" 일 것이고,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커뮤니티가 좋아서요" 일 겁니다.
자, 글써서 돈을 벌 수 있다... 라는 측면에서, 과연 유저가 늘어나면 좋을까요?
저는 이에 대해서 한달 전쯤 왜 스팀은 신규 타령을 하는데 유튜브는 유저들이 넘칠까. 에서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요약하면, 지금의 스팀잇은 신규 유저 가 필요한 게 아니라 신규 투자자 가 필요한 형태이다 라는 내용입니다.
스팀(그리고 스코판)의 토큰 보상 풀은 유저 수와 관계없이 동일합니다. 따라서 유저가 늘어나는 것이 내게 도움이 되려면 그 토큰의 가격이 올라야겠죠. 유저 수가 늘면 필연적으로 내게 오는 토큰이 줄 테니 가격이 좀 많이 올라야겠죠.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 딱히 가능해 보이진 않는 시나리오입니다.
두번째 답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커뮤니티가 좋다, 끈끈하다 이런 이야기가 많죠. 이거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커뮤니티 구성원 수가 늘어나면 커뮤니티의 단합력이 올라갈까요 내려갈까요?
대부분의 경우 임계점을 넘으면 커뮤니티의 결속력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유저 수가 늘어난다고 커뮤니티가 더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죠. 대부분의 경우는 그 반대로, 인원수가 늘어나면 평균적인 "질" 은 당연히 떨어집니다.
저는 스팀잇에 올 때 "돈을 벌 수 있다" 에는 사실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때 스팀 가격은 지금의 15배쯤 했던듯한데... 그런데도 정성들여 글 쓸 시간의 가치가 나올 것 같진 않았어요.
그러면 왜?
퀄리티 있는 글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검색에 나오는, 광고를 하기 위한 쓰레기같은 블로그 글들에 너무 질렸었어요. 이상한 이모티콘과 영업용 말투나 난무하고... 그래서 네이버 검색에서 위에 광고성 블로그에 많이 뜨는 식당은 오히려 거르는 용도로 검색을 사용했을 정도이니.
적어도 "잘쓴" 글에 보상을 주는 곳이라면, 반드시 그렇진 않겠지만 보상이 높은 글들을 보면 퀄리티가 꽤 될 것이고, 그러면 읽는 내 시간이 아깝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처음에 스팀잇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글 보상은 기본적으로 투입한 노력 (금전적 투자, 관계 형성을 위한 시도 등) 에 비례하고 글의 퀄리티는 여기에서 약간의 플러스 마이너스를 추가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금전적 기대를 크게 안하고 와서인지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저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고 친해지는 것에 은근히 맛을 들였고, 밋업도 나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서 더 빠져들게 되었지요.
스팀코인판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SCTR 프로젝트는, 취지가 매우 좋았고 아직 초기라는 측면에서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어느 정도 효력이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소각글 시스템이 제가 스팀잇에 맨 처음 올 때 기대했던 것(쓰레기글 대신 괜찮은 글을 선별해서 빠른 시간에 볼 수 있는것) 을 어느 정도 만족시켰듯이,
- 소각글들은 대부분 퀄리티가 어느 정도 있어서, 읽고 나서 시간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드물죠.
SCTR도 제가 현재 시점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좋은 방향으로 스코판을 인도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