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GM 때문에 사회가 많이 시끌시끌하네요.
저도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보니 회사 동료들과 'GM 때문에 외국계 회사들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겠네' 라는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데 관련한 기사를 보다 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댓글은 노조에 대한 비판이고 이럴 때 빠지지 않는게 '귀족노조'라는 비방입니다.
물론 GM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어쨌든 대기업에 속하는 안정된 직업이어서 급여 생활자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고 직업의 안정성도 높은 회사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부러워 하거나 시기(?)하는 시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같은 공간 내에서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부분 등 대기업, 특히 생산직 노조들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든 요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을 볼 때 가장 안타까운 건 같은 이 사태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제공한 사측에 대한 비판이 사라지는 부분입니다. 정말 간혹 보이기는 했지만 쏙 들어간 GM 외국인 임원들의 호화로운 생활(수천만원 월세 사택, 전쟁위험국가에 근무한다고 받는 생명 수당)로 인한 비용 낭비나 한국 GM에서 번 돈을 미국 본사에 편법적으로 빼돌린 경영진들의 부도덕함, 일부러 사업실적을 안 좋게 만들려고 했나 싶은 가격 정책까지 경영진의 실책은 셀 수도 없는데 이런 비판을 언론에서 보는 건 언감생심입니다.
무엇보다도 같은 급여생활자가 대부분일 뉴스 독자들의 댓글들을 보면 기득권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노노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서 언젠가는 해소가 될 수는 있을 지 희망을 갖기도 어려워 보이네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든, 노동계에 대한 비판이든 제가 주장하고 싶은 바는 가장 나쁘고 원죄가 있는 집단에 대한 비판과 처벌이 우선이지 '잘못 있는 모든 이들 다 문제야!' 라는 태도가 가장 문제라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정치 얘기할 때 가장 쉽게 들리는 말이 '그 나물에 그 밥' '이 당이나 저 당이나' 같은 의견들인데 그럴 때마다 저는 그래도 걔 중에 가장 나쁜 놈들부터 없애 나가야 조금이나마 발전할 수 있다고 답을 합니다. 검은 색과 짙은 회색은 엄연히 차이가 있는 거니까요. 가장 검은 집단부터 퇴출시켜 나가면 상대적으로 조금은 하얘지려고 노력하는 집단이 생길 테고 그러다 보면 평균적으로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GM 사태에서도 '귀족노조'라는 프레임은 이 사태를 야기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묻고 난 이후 장기적으로 회사를 존속시켜 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나 꺼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GM의 대규모 부실을 자초한 것도 향후 한국GM이 계속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GM의 경영진이지 무조건 노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게 아닌 건 분명하니까요.
아무쪼록 한국GM 사태는 현명한 해법을 찾아서 잘 해결되길 바라면서 지켜보겠습니다. (다른 국가에서의 GM의 행태를 보면 비관적으로 보이는 게 커서 불안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