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기다림(Waiting) - 하진, 기다림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ddi(47)
Published in
#kr
Words
339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북스팀] 기다림(Waiting) - 하진, 기다림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안녕하세요. ddi@ddi입니다. 스팀잇에 작성하는 첫 번째 서평이네요!

북스팀은 최대한 편안한 어투로 그러니까 평어체로 쓰려고 합니다. ^^;

기다림 - 하진


중국계 미국 작가 하진의 대표작 <기다림>은 3명의 각기 다른 기다림에 대한 소설이다.

이 책은 부모님에게 떠밀려 사랑 없이 결혼한 아내와 이혼하려는 시골 출신 군위관 린,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남편의 내연녀가 있다는 것을 사실을 알고도 린을 기다리는 수위,
당국의 규정과 린의 우유부단한 태도로 계륵 같은 사랑을 20년 가까이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던 만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린은 못생겼지만, 조강지처인 아내, 수위와 18년 별거 끝에 이혼에 성공한다.
그토록 원하는 아내와의 이혼 끝에 매력적인 여인, 만나와의 결혼에 골인했지만 린을 기다리는 것은 행복만이 아니었다.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던 만나는 40대 중년 여성이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쌍둥이 아들을 낳고 만나는 심장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옮아오는 만나의 모습에 린은 그녀를 "꼴도 보기 싫은 년!"이라 표현한다.
그들의 열정적이었던 마음은 세월에 의해 무뎌졌고 사랑에 대한 확신은 그저 오랜 기다림에 대한 미안함으로 변해갔다.
사랑과 마음의 평화를 저울질하던 린은 결국 수위를 찾아가 "곧 당신에게 돌아오리라"라며 자신의 쌍둥이 아들을 키워 달라고 부탁한다. 수위는 그런 린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그 세월 동안 너는 몽유병 환자처럼 무기력하게 기다리기만 한 거야.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끌려가면서 말이야.
외부의 압력에, 너만의 환상에, 스스로 내면화한 규정에 끌려가면서, 좌절과 수동적인 태도 때문에 너는 잘못된 길로 간 거야.
자기한테 허용되지 않은 일들이야말로 마음속 깊이 원하는 일이라고 믿으면서 말이야.

사랑하지 않는 여인과 결혼했다는 사실에 반기를 들듯 아내와의 이혼을 당연하듯이 생각하는 린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노부모를 부모처럼 보살피고 혼자서 딸을 키운 아내인데 말이다.
또한, 소설의 배경이 문화혁명기 시대의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매번 양심을 핑계로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을 18년 동안 기다리게 만든 린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사랑받는 일에만 익숙했던 우유부단한 지식인, 린의 기다림은 어찌 보면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다는 말이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어느 순간 사라지면 그제야 뒤를 돌아본다는 의미다.

책을 다 읽은 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의도와 일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기다림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라"


화려하지 않고 짧은 문체 덕분에 읽기 쉬웠다.
그리고 소설가 김연수가 번역해 어색함 없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북스팀] 기다림(Waiting) - 하진, 기다림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