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암호화폐 전문 매체 Coindesk를 검색하다가 Abra라는 앱에 대한 소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사 제목은 “Abra Adds 18 New Cryptos for Mobile Investing(아브라, 모바일 투자를 위해 18종의 새로운 암호화폐를 추가하다)”였습니다.
돈 탭스콧(Don Tapscott)의 명저 "블록체인 혁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필리핀에 사는 노모에게 비트코인을 송금하여 송금 수수료와 송금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때 사용된 앱이 바로 아브라(Abra)입니다.
아브라(Abra)는 본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지갑 기능을 수행하는 모바일 앱이었는데 기존의 지갑 기능에 더해 18종의 암호화폐를 추가해 총 20종의 암호화폐를 Abra 앱 내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모바일 거래소 기능을 일부 수행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 거래소를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 내용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처럼 미국에서 달러화로 코인, 특히 알트코인을 구입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아주 획기적인 업그레이드입니다. 한국 거래소를 직접 사용해 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원화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알트 코인의 종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빗썸의 경우 12종, 업비트의 경우 35종의 알트 코인을 KRW로 구입 가능)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달러화로 직접 입금을 해서 구입할 수 있는 코인의 종류가 제한적이라서 적게는 2종(Gemini), 많아야 4종(Coinbase) ~ 10종(Kraken)에 불과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아닌 알트 코인을 구입하려면 일단 은행 입출금이 가능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또는 이더리움)을 구입한 후에 이를 다시 알트코인 전문 거래소로 송금한 후 비트코인(또는 이더리움) 가격으로 구입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송금 수수료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기다리는 시간도 장난이 아닌데다 간혹 거래소 입출금 제한에 걸리면 발만 동동 구르게 되는 일도 흔히 겪게 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Abra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구입이 가능한 코인들입니다.
다음은 수일 내로 추가될 코인들입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50여종의 화폐(Currency)로 거래가 가능하다고 나와있습니다. 여기에는 USD, EURO, KRW, JPY 등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화폐로 교환을 할 수 있다는 뜻이지 실제로 이들 화폐로 입금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50여종의 통화를 직접 거래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엄청난 국제 금융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야 할텐데요. Abra에서 이것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자체 개발한 모조 화폐 기술(synthetic currency technology) 덕분입니다. 라이트 코인(또는 비트코인)을 메인 체인으로 하고 스마트 계약을 이용해 현실 화폐와 가격을 연동시키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USD와 가격이 연동되는 USDT(테더)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말하는 KRW는 실제 KRW와는 다른, 하지만 현실 세계의 KRW와 Litecoin과의 교환 비율이 동기화가 되는 가상의 KRW인 것입니다.
현재 은행을 통한 입금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은 미국과 필리핀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은행 송금은 1-2일 걸리며 수수료는 없습니다. American Express 카드를 사용하여 입금할 경우 4%의 수수료가 붙고 이 경우에도 미국 내에서 발급한 아멕스 카드만 사용 가능합니다. 필리핀 사용자는 약간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텔러를 통해 현금을 입출금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방법인 비트코인은 당연히 지역 제한이 없습니다. 입출금 가능한 지역이 미국과 필리핀 지역으로만 제한되는 것은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알아두어야 할 몇가지 한계를 짚어보았습니다.
이 글의 제목에서 “새로운 모바일 암호화폐 거래소의 등장인가?”라는 다소 거창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답은 “아니오”입니다. 일단 거래소 기능을 이야기하려면 Limit 주문, 캔들 그래프, 뎁스 그래프 등이 기본적으로 지원이 되어야 하고 구입한 코인을 외부로 보내거나 외부에서 코인을 전송받아 현금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기능들은 전혀 지원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암호화폐 거래소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가 쓴맛을 보고 중도에 포기한 분들에게는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한국을 비롯한 더 많은 국가에서 은행 입출금이 가능해지고 더 많은 종류의 알트코인을 직접 투자하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앱이 될 것입니다.
미국이나 필리핀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열고 앱을 다운받아보시기 권해드립니다. 앱 다운로드는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