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로 해도 저것보단 잘하겠다.”
나는 이런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예외도 있겠으나
발로 해서 더 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표준을 벗어나는 비효율성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야,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게 되어 있다. 생판 처음 하는 사람이 더 잘하는 경우는 그야말로 영화에나 나오는 일이다. 올림픽 재능들을 이야기하면서, 친구 따라 갔다가 금메달 딴다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 놀러 간 시점과 금메달을 따는 시점 사이에 10년간의 피나는 훈련을 한 이야기는 쏙 빼놓곤 한다.
스팀과 이오스 사이에서 고민하다 이오스를 샀다는 분을 봤다. 솔직히 나 역시도 스팀에 100% 몰빵 하진 않았다. 항상 말하지만, 나는 반반 신봉자다.
우선, 이 스팀잇을 만든 게 바로 그 이오스를 만든 사람이다. 그는 전에도 비슷한 것들을 만들고, 실패도 하고 성공도 했으나,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든 게 아니라 기존의 것을 발전시킨 것들이다. 한마디로 이오스에서 SNS가 나온다고 해도 완전 다른 차원의 것이 아닌 이 스팀잇에서 고만고만하게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킨 녀석이라는 뜻이다.
이오스에서 SNS를 만들어서 스팀잇을 찍어 누를 수 있을까? 그 사이에 스팀잇 개발자들은 놀고 있을까? 지금의 이오스 가격이 과연 저평가된 것일까?
이오스의 발행량은 스팀의 3배 수준이다. 가격은 스팀의 2배 이상이다. 이미 스팀보다 이오스가 6배나 고평가가 되고 있다. 옛날처럼 100원에 사서 10000원 가는 일은 이미 힘들다. 어쩌면 이오스는 벌써 전문가들에 의해 분석이 다 끝나서 오를 대로 올라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항상 말은 쉽다. 내가 해도 저것보다 잘 한다고. 그래서 “스팀잇, 게 섯거라~”를 외치며 지금도 여러 개, 전 세계적으로는 수십, 수백의 제 2스팀잇이 개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재라는 개발자가 만들고 이미 실용화에 성공시킨 이 스팀잇을 능가하는 게 과연 말처럼 쉽게 나올까? 그런 기대는 마치 정부 관료들의 공돌이 신봉하고 비슷한 개념이다.
“일단 암호화폐는 죽이고, 블록체인은 살려. 그 블록체인은 누가 살리냐고? 어떤 공돌이가 살리겠지~”
그런 말에는 이렇게 답해주면 된다.
그 블록체인 살릴 사람들이 만든게 암호화폐입니다요~
누군가 만들 거라면 벌써 만들었어야 한다. 말은 쉽다. 현실은 쉽지 않다. 말로는 비판하고 쉽지만 실제 만드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스팀잇은 이미 2년 전에 만들어졌고 2년 동안 80만 명 가까운 유저를 모았다. 이게 쉬운 이야기 같은가? 개발자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 것이다.
말로 하는 것, 남이 만든 것, 그런 건 쉬워 보인다. 하지만 직접 하는 건 어렵다.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벌써 했어야 한다. 그런 게 없다는 건, 못 한다는 뜻이다.
며칠 전 스팀잇 짭퉁 코인 설명식에 큰 기대를 품고 다녀오신 분이 감상을 말해주셨다.
나는 새로운 코인이 나온다고 해서 그것들이 스팀잇을 능가할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스팀잇이 지금처럼 불평등하게 된 것은 초기 투자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서였다. 아무런 경쟁자가 없는 SNS 플랫폼의 선구자인 스팀잇도 그랬다.
2년도 더 늦은 후발주자가, 그것도 점유율에서도 갓 시작하는 곳이 과연 평등을 외치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 아마 스팀잇 초창기보다 더 불공평한 카드를 내 놓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곳에 초기 투자자로 들어가겠다고? 글쎄다. skan님 말씀처럼, 휴지가 된 코인을 끌어안고 마리화나 해구로 자폭하는 꼴이 되지 않을까?
스팀잇은 부족하다. 스팀잇은 모자라다. 스팀잇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나마 스팀잇이 최고다. 다른 곳은 여기보다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다. 직장 욕하며 때려 친 사람이 다시 받아달라고 사정하는 일은 많다. 구관이 명관이었다는 말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값진 격언 중 하나다.
스팀잇은 개선중이다. 벌써 20번째 개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초반의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편함을 편함으로, 점점 나아지고 있다. 비록 부족하고 불편하지만, 점점 만족스럽게 변해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스팀잇을 최고로 치며, 최소한 그리고 그 잘난 이오스가 스팀잇을 '거기 서게' 만들수 있는 SNS를 내 놓을 때까지, 그리고 SMT가 나올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며 올해 초에 내가 말했던 것처럼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지켜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