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가벼운 글들을 몇개 써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발가락에 쥐가 났다.
이 쥐 말고..
단언컨데, 발가락에 쥐가 난 적은 처음이다.
아마 이런 현상이 흔한 분도 있으시겠으나
나처럼 처음 겪는 사람은 매우 당황할 것이 틀림 없다.
발가락에, 그것도 왼쪽 새끼 발가락 옆에 있는 4번째 약지 발가락에 쥐가 나다니...
말그대로 헐이다.
장딴지 쥐가 난 적도 있고
등근육 쥐가 난 적은 있어도
이렇게 변방 지역에 쥐가 나다니.
대체 발가락, 그것도 4번째가 뭣이 중허다고 쥐가 난단 말인가.
다급하게 의자에 앉아 다리를 높이고 가라앉길 기다리며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그리고 충격을 받았다.
쥐가 나는 현상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뭐? 그러면 운동선수들은 다 노화된 거냐?)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다.
인간의 몸은 소모성이고, 운동선수들은 매 순간 몸을 소모하니,
어찌보면 일반인들보다 빨리 소모가 되는 게 아닐까.
물론 쥐가 나는 이유는 크게 다르겠지만 말이다.
쥐가 나는 현상은 국소성 근육 경련이라 부른다고 한다.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근육 경련이라는데, 실제로는 막 땡기고, 가만히 놔 뒀다가는
끝까지 오그라들다 끊어지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쥐가 난 현상은 오래갔다.
평소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면 으아악 비명과 함께 얼굴을 있는대로
찡그리고 그 고통을 잠시 참으면
딱 이런 느낌으로 쥐가 풀리며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가락 쥐는 그런게 없었다.
그냥 막 계속 '너 죽인다'이렇게 협박하면서도
더 찌르거나 놔주는게 아닌,
그냥 그 상태에서 멈춘것 같은 긴장감이 몇분이나 지속되었다.
안마를 해 주라는 사람도 있고
발가락을 뒤로 제끼라는 사람도 있었다.
둘다 해 보았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둘 모두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 같았다.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
다른 부위에 했던 것처럼,
그냥 그 고통에 집중하며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러자 거짓말 처럼 쫘악 풀리면서
편안해졌다.
그렇게 쥐가 난 증상은 사라졌다.
세상을 살다 보면 고난이 참 많다.
원치 않은 고통이 불쑥 찾아온다.
그 고통을 이겨내려 별 짓을 다 해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그냥 버티면, 인내하면, 시간이 지나면
마치 쥐가 났다 사라지는 것처럼
그것들도 곧 사라진다.
그 어떤 생명이라도 탄생과 죽음이 있는 처럼
고통 역시 탄생과 죽음이 있다.
물론 그 고통은 내 인생에 비하자면 매우 짧은 찰나의 것들이다.
발가락 쥐가 나지 않은 지금의 상태로도
그 때에 비하자면 얼마나 편안한지.. 얼마나 행복한지...
며칠간 많은 일이 있었으나
지금은 발가락 쥐가 다시 찾아오지 않길 바라며
지금의 편안함과 함께 오늘 밤을 차분히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