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볼 때마다 덜컥 겁이 나는 때가 종종 있다. 가령 어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아파트에서 아이가 던진 것으로 의심되는 1.5kg 아령에 행인이 큰 부상을 당했다는 뉴스였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도 옥상에서 초등생이 던진 벽돌에 평소 고양이를 돌보던 분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도 있었고, 그 이전에는 아파트에서 나서다 투신자와 충돌로 사망한 뉴스도 있었다. 그 외에도 말 비오는 날 벼락사, 비오는 날 뜬금없는 배전반 감전사, 묻지마 살인, 옆집의 가스 폭발 사고, 공연 구경하다 환풍구 붕괴 사고...... (위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행운도 운이지만 불운도 운이기에, 보통은 내가 얼마나 운이 없는지 상기하는 순간 해소되곤 한다.
뉴스에 나오는 저런 사건들은 매우 희귀한 사건들이다. 정말 희귀한 사건일 경우 저렇게 몇 년 에 한번 정도 일어난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임을 생각하면 정말 희귀한 사건들이다.
저런 사건들이 모두 뉴스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더 희귀한 사건이지만 뉴스에 안 나오는 것들도 많고, 비슷하지만 보도가 안 되는 것들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십, 수백 건일 진데, 여전히 5,000만 인구에 비교해보면 매우 희귀한 일들이다. 운이 좋고 나쁨의 차이는 있겠으나, 아마 저런 사고를 당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확률과 비슷할 것이다. 설령 500건이 일어난다고 해도 여전히 10만분의 1이다.
심지어 내가 사는 촌구석은 인구가 10만도 안 되지만, 이 점이 바로 안심을 더 크게 만들어주곤 한다. 저런 뉴스를 잘 살펴보면 대부분은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그 다음이 경기도, 그 다음이 광역시이며 나머지가 소도시에서 일어난다. (서울 경기도 대도시 사는 분들에겐 죄송....)
통계적으로는 당연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서울에 살고 있고 경기도까지 합치면 40%가 수도권에 살고 있으며, 광역시까지 합치면 딱 2/3가 대도시권에 살고 있다. 나머지 1/3이 120여개의 중소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내가 사는 그 1/120의 도시에서 그런 희귀한 사건이 일어나고, 또 거기에 내가 포함될 확률은 매우 낮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거창하게 규모를 확대하지 않아도 된다. 수만 단위까지 갈 것도 없이 딱 1/10 정도만 생각해 보자. 10명을 모아놓고 그 중 한명을 추첨할 때 내가 당첨될지에 대해 생각하면 대부분의 불안은 해소가 된다. 현실적으로는 1/10은커녕, 1/2도 힘든 일이기도 하다. 인간지표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그 1/2의 확률조차 안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지면 단타 매매로 돈을 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8만원으로 300억을 만든 사람이나, 아니면 주식투자카페나 코인커뮤니티에서 100만원으로 10억을 만든 사람들이나... 이런 사람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정도의 행운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뉴스에 나올 만한 사람들이며 확률로 따지면 아무리 투자 기법이 객관적이라 해도 잘 쳐줘야 수천분의 1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이 가능하니 나도 가능하겠지’라는 생각은 마치 뉴스에 나온 희귀한 사건에 자신이 희생되는 정도의 운을 바라는 것과 같다. 우리 대부분은 그리 특별한 사람이 아니며, 수십 만분의 1은커녕 1/10의 확률에도 걸리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행운의 관점에서 보면 안타깝지만, 불운의 관점에서 보면 다행인 셈이다.
(써 놓고 보니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글을 여러 번 썼던 기억이 난다...-_-;;;
어쩌겠는가. 이게 레퍼토리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