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조금 더 크고 나니 입장권이 필요하긴 한데 마땅히 탈 놀이시설이 없어서 아이의 칭얼거림을 이겨내며 1년을 버텼다. 아이의 키가 100cm를 돌파하는 것을 알게 된 후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이제 3인 가족권을 27만~28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보였다. 이 날이 그 날이다. 당장 차를 몰고 가서 연간회원권을 끊었다.
불국사의 일주문이 불국토로 통하는 관문이듯, 정문 입구는 꿈과 환상의 세계로 통하는 현세의 공간이다.
꿈과 환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꽃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철마다 다른 꽃. 지금은 유채꽃밭과 튤립팥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을 날아 언덕 윗쪽으로 간다. 언덕에는 얼마전 새로 생긴 시설물인 자이로드롭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발213m의 고도에서, 앉은채로 103m짜리 구조물에 타고 올라가서 3초만에 낙하한다는데 구경만으로도 짜릿했다. 아이와 아내를 잠깐 두고 혼자 줄서서 탔는데 사진은 찍지 못했다. 최고고도에서 대구 시내를 모두 내려다보다가 시속 124km로 낙하한 느낌은.. '놀이기구를 타면서 나는 이미 죽었고 탑승 후의 나는 새롭게 태어난 나'라는 기분이다. 이게 갑자기 오작동 해서 안전바가 풀어지면 어쩌지, 이게 갑자기 멈추면 어쩌지 하는 공포가 너무 강해서 즐겁게 탈 수는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겁이 더 많아졌다는 생각이다.
언덕 위에서 걸어내려오며 여러가지 시설들을 구경하고 드디어 아이 차례가 왔다.
예전엔 타지 못했던 어린이용 자이로드롭. 아빠가 대형 자이로드롭을 탄 걸 본 직후라 그런지 자기도 이게 제일 재미있단다. 성인은 탈 수 없는 시설이라 밖에서 지켜보기만 하는데 어떻게 저걸 겁내지 않고 타는 걸까 신기했다.
후룸라이드. 지난번에는 매번 아이를 안고 이걸 타는 가족들이 부러웠는데 이제는 '아이가 어려서 이걸 탈 수 없는 가족들'이 부럽다. 세 번 탔다.
어린이용 롤러코스터도 아이를 안고 탔다. 네 번 탔다. 다시금 밖에서 부러운 듯 안을 들여다보는 가족들을 부러운듯 내다보았다. 급기야 4번째 탑승에선 어린이용 롤러코스터를 4배속으로 촬영하면서 탔다. 여기의 동영상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은 내용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용도로 쓰고 있다.
올해 내내, 내년 4월까지는 편하게 소풍갈 장소가 생겨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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