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개나리가 만개했던 날, 3월 20일쯤이었던 것 같다.
톨게이트에 내려 조금 달리니 논두렁을 태우지 말라는 경고와 불조심 깃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매년 봄 시골길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
농협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마늘 조형물.
문이 활짝 열려 있길래 찾아들어간 폐교.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채 방문객들의 흔적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학교 뒷뜰에 핀 산수유꽃, 멀리까지 노란 점이 알알이 찍힌 게 신기하다. 꽃 자체로는 볼품이 없다. 딱 쌕쌕 건더기를 보는 느낌. 그런데 이 꽃이 많이 모여있으면 좀 다르다.
의성 산수유마을은 그냥 볕 잘드는 농촌마을이었다. 오래전에 수익작물로 산수유를 심은 게 개화하면서 출사 나오는 사람들에게 유명해졌다고 한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산수유 축제를 열어 사람들을 모으는 의성시.
만개하기 전이라 좀 아쉬웠다. 이 때 대구에는 산수유 꽃이 만개수준이었는데 역시나 북쪽 동네는 좀 다르구나.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린데 꽃이 오는데는 1주일 이상이 걸린다. 그래도 따스했던 주말, 데이트 삼아 드라이브 삼아 시골마을 한 바퀴 거니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축제기간에 맞춰서 왔다면 입구부터 시끄러운 전국팔도 먹거리장터를 지났을지도 모를 일이고, 천천히 걷는데 뒤에서 다가오는 순환열차가 신경 쓰였을지도 모를 일이고, 내가 찍은 사진마다 모르는 사람의 뒷통수가 찍혀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구에는 열흘 전에 매화꽃이 피었다. 이제 산수유가 슬슬 꽃을 틔운다. 조만간 대구에 개나리가 필 때 쯤, 산수유 꽃이 마을을 덮는 경북 의성에 한 번 가 봐야겠다. 아이를 데리고 간다면 30분 거리에 있는 '의성조문국박물관'과 세트로 가는 걸 추천. 의성장날과 맞춰서 시장구경까지 한다면 더 좋고, 읍내(기차역) 부근에 있는 전국에 몇 개 남지 않았다는 90년대 초반의 그 맛, 달라스 햄버거를 맛보고 가면 더 좋고.
구경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만났던 제비집도 반가웠다.
장소: 의성산수유꽃피는마을
주소: 경상북도 의성군 사곡면 산수유2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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