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곡교를 건너는데 아이를 데리고 걸을 엄두가 나지 않아 강변의 임시주차장에서 내리지 않고 긴 시간을 기다려 하중도 내부의 원래 주차장까지 들어왔습니다.
산책로를 좀 걷고, 꽃밭을 지나.. 입구쪽의 처참한 코스모스밭을 지나갑니다. 어딜가나 꽃 피는 것으로 유명한 동네에 가면 이렇습니다. 누군가가 사진 좀 예쁘게 찍겠다고 꽃 사이를 밟고 지나가며 조금씩 꽃밭을 뭉개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나도나도 하며 몇 번 들어가고 나면 이게 꽃밭인지 쑥대밭인지 모를 풍경으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강한 햇볕탓에 점점 시야가 흐려집니다.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는 코스모스를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듣자하니 제가 다녀온 다음날에 불도저가 전부 밀었다고 하네요. 이제 유채를 심어야한다나 뭐라나.
하늘이 멋진 날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리기 전까진.. 그래도 간혹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열을 기분좋게 식혀줍니다. 아이가 힘들다고 집에가자고 할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아이 입에서 '덥'이라는 말이 나오려는 찰나, 강아지 풀을 하나 뜯어 간질간질 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작전이 다행히 성공했습니다.
섬 중간부터는 억새밭이 펼쳐져 있는데 나옵니다. 다리 아프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는 가족들의 강렬한 눈빛과 걸어 들어간만큼 걸어나와야한다는 물리법칙을 고려한 결과 이쯤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합니다. 박이 주렁주렁 달린 터널을 지나오며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10분 거리에 있는 코스트코와 엔씨아울렛을 들르자'는 말에 환호하는 가족들을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주말 나들이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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