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보는 영화 한편. 원제 mule은 노새, 마약 운반책 정도로 쓰이는 것 같은데 한국제목으로는 라스트 미션이라 하니 전설적인 노병의 마지막 전투쯤으로 읽힌다. 한국식 제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화 자체의 재미는 심심하고 또 심심하다. 영화 시작전에 틀어주는 다른 영화 예고편이 더 재미있을 정도.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극장을 혼자 전세내고 봤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늘상 해오던 찡그린 얼굴표정과 갈라진 목소리도 그대로다. 나이 90의 노인이 제작한 영화. 나이 90세 노인이 90살 노인을 연기한 작품. 특별한 반전없이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주인공. '가족이 소중해'라며 훈화말씀을 남기시며 막을 내리는 영화. '한국전쟁 참전 용사 겸 동네 최우수 백합재배 기술자의 몰락'이라는 특이한 소재였지만 다음번 벌어질 일이 뻔히 보인다. 하지만 내가 주인공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는 설득력있는 연출. 말라죽어가는 식물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랄까.
평범하고 심심하고 조용하고 뻔한 영화지만, 이 영화가 아마 그의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면 볼만한 영화. 근데 이 할아버지 언제부턴가 '가족한테 버림받은 영감 배역' 전문 배우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