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쯤 코인시장이 전체적으로 박살날 때,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자기파괴적인 거래를 몇 번 했다. 사토시 기준으로도 폭락한 잡코인을 BTC거래로 팔아버리고 다른 잡코인을 또 샀는데(혹시나 올 펌핑을 기대하면서) 그게 또 폭락하길래 다시 팔고 다른 걸 샀다. 원래 갖고 있던 코인 가격이 다음날 오르는 '바보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여러번 돈 주고 했다. 그러다가 이놈의 손가락 자를 수는 없고, 단타 그만하고 스팀사서 파워업이나 해놓자 싶어서 넣은 게 아마 400스팀보다 조금 더 많을 것이다.
스팀에 재미를 붙여서 용돈이 남으면 조금 더 사고, 글 보상으로 받은 스팀은 파워업에 사용하기를 몇 번 했더니 계정가치가 $1,000이 넘었다. 참 좋았는데 갑자기 하락하면서 $850까지 내렸다가 이제 다시 $1,000을 넘는다. 이번에는 왜 그런지 보팅할 떄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작대기가 튀어나온다. 말 그대로 보팅바가 생겼다. 누구에게 얼마나 보팅할지 결정할 수 있게 된 게 너무 기뻐서 랜덤으로 피드에 뜬 아무글이나 돌아다니면서 작대기 값을 조절하며 보팅했다. '지금은 5시 10분이니까 10%, 이번이 30번째 보팅이니까 60%, 방금 집사람에게 전화로 잔소리를 들었으니 5%, 얼마 올라가는지 궁금하니 1%'하는 식이었다. 보팅을 많이했는데도 steemd.com에 들어가보니 보팅파워가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지금껏 보팅하고 싶은 글이 너무나 많아 아낌없이 보팅을 주다가 보팅파워가 바닥난 적이 떨어져 아주아주 마음에 드는 글에 보팅을 했는데도 보팅액이 올라가지 않는 슬픈 상황을 몇 번 겪었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마음에 드는 글이지만 보팅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지나갔던 글도 많다. 이제는 보팅바를 좀 움직이면 된다. 물론 busy.org 같은데서는 스팀파워가 거의 없어도 보팅바를 쓸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오늘 문득 생각난 계정이 있었다. 매번 일반적으로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 개념 두 개를 묶어 글감을 만든 후, 홍보 포스팅을 작성하는 분인데 난 그 글을 자세히 읽은 적은 없고 홍보하고자 하는 내용에는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매번 첫 댓글은 치타가 달려와 warning!을 외치며 차지한다(FBI Warning 아님). 그러나 치타의 끈질긴 추적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포스팅을 하는 끈기, 짧은 텀으로 긴 글을 여러 개 생산하는 체력, 매칭시키기 힘든 주제를 연결하여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재치는 진심으로 본받고 싶다. 대충 제목만 뽑아보면 이런 식이다.
컬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임신 튼살치료
팽형烹刑과 화상흉터치료
뚱뚱한 양귀비와 비만 튼살치료
지금껏 보팅하지 못했던 그 분의 글에 미소지으며 보팅을 누른다. 조만간 나도 '미세먼지 많은 시기, 풍선과 GUP코인 매매' 같은 산뜻한 제목으로 '구제역 6번 출구, https://steemit.com/@daegu 에서는 글쓴이의 완전 망해버린 매매일지를 열람함으로써 상처받은 흑우들의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다'같은 훈훈한 마무리를 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