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날씨가 너무 좋았다. 우선은 미세먼지가 걷힌 선선한 공기가 좋았고 둘째로는 해가 구름 사이로 살짝 삐져나오는 빛이 좋았다. 이런 날은 공기를 듬뿍 마셔야 한다. 마침 집에서 좀 일찍 나선터라 다시 차를 주차장에 대어 놓고 걷기 시작했다. 회사까지 가는 버스, 번호가 뭐더라? 지도를 검색해서 5분 뒤에 오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승강장에서 기다리며 다시 지도를 확인하니 상습정체구간을 몇군데 거쳐간다. 이거 잘못하면 지각인데.
그리하여 지하철과 버스, 도보 조합으로 출근했다. 대리운전 기사를 연상시키는 칙칙하고 두꺼운 내 옷과 달리 산뜻한 코트 아래로 맨다리를 내어놓은 사람들, 밝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지하철을 내려 맥도널드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아이스커피 한잔을 마신다. 돈 내고 이렇게 기분좋은적이 있었던가. 출근길에 만난 동료들에게 미소섞인 인사를 건넨다.
퇴근은 출근의 역순. 달라진게 있다면 칙칙한 구름 빛 아래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봄날의 산뜻함을 어필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연민이 느껴진다는 것과, 칙칙하고 두꺼운 내 옷이 고맙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