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들은 네이버 무비에서 가져온 것 입니다. 영화 전체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 우울한 영화 25선은 링크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멸망한다'류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어떤 이유에선가 지구는 망해버렸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아남아도 살아남은 게 아니다. 좀비나 바이러스의 창궐, 소행성의 충돌, 대지진, 외계 문명의 침략 등등. 영화 설정 자체는 너무 식상하지만 영화마다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이 달라 매번 다른 맛으로 보곤 한다.
이 영화는 불친절하다. 지구가 왜 망해버렸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영화 속의 현실이 비참함을 알리기 위해 뜬금없이 지구가 멀쩡하던 과거의 시기로 장면이 이동하곤 한다. 특별한 CG가 없다. 극적인 장면 전환도 없다. 심심하고 우울하게 주인공 부자(父子) 의 일상을 무심히 따라가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지구멸망 영화가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신혼부부가 잠을 청하던 어느 밤에 창 밖에서 강한 불빛이 번쩍이고 땅이 심하게 흔들린다. 전쟁 같기도 하고 화산 폭발 같기도 하다. 남자는 이런 날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혹은 재난 대비에 대한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해 놓은 듯 우선 욕조에 물을 받아 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세상은 음침한 잿빛으로 두꺼운 하늘, 시커멓게 변해버린 강물, 잠깐의 외출에도 마스크에 검댕이 묻어 나오는 공기로 뒤덮여 생산활동이 모든 정지되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부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산모는 출산을 원하지 않았고 아이의 아버지는 출산을 강력히 원한다. 산모는 아마 이 때 남편을 강력히 미워했을 것이다, 희망없는 세상에 출산이라니.
뱃속에 있던 아이가 태어나고 얼마 뒤 아이의 엄마는 자살을 결심하고 아이 아버지에게 이별을 고한 뒤 밤하늘 아래로 걸어나간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세상이 변한지 10여년이 넘었고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를 데리고 무작정 지도를 따라 바다를 찾아 걷는다. 바다로 나가면 뭔가 새로운 게, 희망찬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멸망에 가까운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살아야한다는 메세지라 생각했는데 영화 말미에 결국 도착한 바다에는 아무것도 없다. 바닷물조차 검게 변했고 건너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다를 향해 걷는 과정조차도 아무것도 없다. 신의 분노를 샀다며, 희망이 없다며 집단자살한 종교집단의 시체더미들. 주인은 이미 목매달아 자살한지 오래된 농가에서 바닥을 훑어 겨우 건진 낱알 몇개가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탄환이 딱 두개 들어있는 권총의 용도는 진정한 절망의 상황에서 아이를 먼저 죽이고 자살하려는, 마지막 남은 부성애의 수단이다.
바다를 향해 가는 길에 만난 수많은 절망들. 무리지어 살면서 사람을 사냥하여 지하실에 가둔 뒤에 부위별로 뜯어먹는 식인집단이 그렇고, 가족을 모두 잃고 눈이 먼 상태로 굶주림에 시달리며 정처없이 걷는 노인이 그랬다. 눈에 보이는 사람이 두려워 무작정 공격부터 하고 보는 사람들이 그랬다. 아버지는 보았지만 아들은 보지 못한 세상이 그랬다. 우연히 만난 벙커, 누군가가 식료품을 가득 쌓아놓고 사용할 틈도 없이 죽었는지 떠났는지 알 수 없을 벙커에서 아버지는 오랜만에 빈집에서 찾아낸 정장을 입고 촛불을 켜고 와인을 곁들여 음식을 먹으며 고급 식당에 방문한 느낌을 살리려했지만 아들은 이 성스러운 의식의 의미를 알 수 없다. 버려진 자판기에서 마지막으로 찾은 코카콜라, 아버지는 그 맛을 알지만 아이는 그 맛을 모른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금과는 너무 달랐던 과거. 내 아이가 빨간 공중전화 박스를 모르고 저장하기 버튼이 왜 디스켓 모양인지 모르고 삐삐와 시티폰의 조합을 평생 모를 예정인 것 처럼, 아버지의 세상과 아이의 세상은 너무나 다르다.
이 영화는 중고서점에서 책으로 먼저 접했다. 작가는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던 중에 미국 어느 시골, 도로변 모텔에 묵으며 새벽의 고요한 창밖을 바라보고 느꼈던 공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갑자기 멸망해버린 세상'을 주제로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저절로 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했다. 이 영화는 gamesradar+에 The 25 most depressing movies ever made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기사에서 24위를 차지했다.
"우리는 불을 품고 있어, 가슴 속의 불을 꺼뜨리면 안돼, 우린 불을 옮기는 사람이야"
이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대사는 이렇다. 책에서는 굉장히 유의미한 대사였지만, 영화에서는 무게가 좀 가볍다.
※ The following part is needed to put filled in and added to your text, as otherwise it will not be included later on phase II on Triple A.
※ 리뷰 하단에 다음 두가지 항목 포함 필수 (미포함 시 차후 자체사이트에 반영 안됨)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20766-the-road?language=en-US
Critic: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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