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다. 옛날에는 아버님에게 '리모콘 맨'이라는 놀림을 듣던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TV로 보는 방송의 비중을 따져본다면 스포츠가 대략 70~80% 정도를 차지하고, 가끔씩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한다. 예전에는 예능 프로도 많이 봤었지만, 그 예능프로는 보통 「무한도전」이었다. 무도가 종영한 이후에는 내가 보는 TV 프로그램 중 예능의 비중은 상당히 내려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TV 없는 생활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TV에서 멀어져가는 내 자신에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다.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재미가 예전같지 않은데다가, 과거와 달리 TV를 대체할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가장 큰 예가 바로 유튜브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수많은 영상 데이터가 쌓인 지금의 유튜브는 내가 검색하는 모든 단어를 주제화하고, 그 주제에 맞는 영상을 골라준다. 가끔씩 내가 어쩌다 한 번 검색한 단어도 주제로 취급하여 나열해주는 것을 보고 공포심까지 들 정도이다. 그정도로 유튜브가 소유한 데이터들과 그 활용능력은 엄청나다는 뜻이다. 유튜브에 없거나 저작권 문제가 걸린다고 해도 다른 방법으로 동영상을 구할 수 있다. 가끔씩 옛날 예능이 보고싶어졌지만, 유튜브에 올라와있지 않거나, 올라와있는 영상이 저작권 관련문제가 얽혀 보기 곤란한 상황이 있을 때는 웹하드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 동영상을 구할 수 있다. 인터넷은 나에게 편성 결정권을 주는 것이다.
유튜브 등지로 동영상을 찾아보는 한편, 현재의 TV 프로그램 중에서 '나를 기다리게 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무한도전」이 방송하고 있었을 때는 나는 토요일만 되면 무도의 방송을 기다렸다. 당시에는 무도가 아니더라도 내가 기다리는 프로그램은 여러 개 있었지만, 해가 지나면서 그 수가 점점 줄어갔고, 결국에는 '기다리는 프로그램이 없는'상황이 되었다. 나를 가슴뛰게 했던 TV는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 어째서 사라져버린 걸까? 여러가지 방면에서 생각해보자.
언론, 특히 뉴스 방송이야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문제가 제기되어 왔으니 넘어간다. 현재의 예능은 그 완성도에 상관없이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그것도 넘어간다. 문제는 드라마다. 드라마는 취향 이전에 정신적 타격의 문제로 변했다. 가끔씩 보게 되는 드라마는 인물들간의 대사나 상황 자체가 너무 독하고 서슬퍼렇다. 안그래도 상처받기 쉬운 나에게 드라마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너무도 치명적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나의 '정신 보호'를 위해 드라마를 끊어버렸다.(결국 나는 '특촬물'을 즐겨보는 성향이 되었다. 이것에 대해서는 차차 말하겠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이 겹치면서 나는 TV를 껐다. 점점 아버님이 가끔 말씀하시던 "TV 그거 바보상자다."는 말에 동의해가고 있다. 아마 아버지와는 다른 의미로 TV를 '바보상자'로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것이 지금 내가 보는 'TV'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