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이후 겨우 1주일이 지났지만,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모든 일들은 평화로 이어지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당황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평화의 길이 생겨나고 있다. 이 평화의 길은 과연 잘 포장되어서 누구도 뜯어낼 수 없는 시원한 길이 될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그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극우 세력은 이 평화의 길이 닦이는 것이 정말로 싫은 모양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연일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위장평화'로 칭하고 있으며, 극우 인사들도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 그것을 상징하는 문구는 하나다. 'No Peace!'
이것은 '엄마부대'의 정상회담 반대 시위가 외신에 보도된 장면이다. 시위를 보도한 외신의 아래 자막이 시위자의 피켓인 'No Peace Treaty'의 일부를 가렸다. 그리하여 그들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은 'No Peace'로 보이게 되었다. 그들은 평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당장 적을 향해 총을 쏘지 못해 안달이 난 전쟁광이냐? 그것도 아니다. 저들은 지금의 평화를 주도하는 문재인이 싫은 거다. 현 정권이 싫다. 그들이 잘 나가는 게 싫다. 자신들의 사상과 다른 것은 무조건 싫다.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은 매우 저질이다. 저 피켓도 그렇고 2014년 세월호 참사때 벌어진 이른바 '폭식투쟁'도 그렇고 삼일절에 촛불 조형물을 부숴버린 사건도 그렇다. 일찍이 내가 소개한 '그것은 과연 애국이었을까'에 등장하는 미국 극우단체 '존 버치 협회'보다 더 졸렬하다. 존 버치 협회 사람들은 배척은 받았을지언정 적어도 최소한의 선은 지켰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극우는 그 '선'의 존재조차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선을 넘은 이들에게 호의적일 수 있는 사람들은 같은 극우들 뿐이다. 그들은 고립의 길로 가고 있다. 고립은 과격함을 부르고 과격함은 이들을 더욱 고립시킨다. 극우의 악순환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