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옛날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7년 전에 SBS에서 방송했던 「영웅호걸」이다. 책장에서 과월호 잡지책을 찾아내서 읽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모든 것이 데이터 파일로 저장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보니 옛날 예능 프로라도 검색 몇 번만 하면 비교적 깨끗한 화질로 구해서 보는 게 가능하다.
내가 보게 된 편은 출연진들이 군부대에서 공연하기 위해(지금도 어이없는 자막으로 회자되는 '군대 오길 잘했다!' 자막이 깔린 SBS 예능 2개 중 하나이다.) 비보잉에 도전하는 편이다. 1박 2일동안 단기 속성으로 연습한 뒤, 홍대에 있는 공연장에서 중간평가 식의 공연을 하는 내용이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다가 홍수아가 본 무대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매우 긴장한 상태였던 홍수아는 군무의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고 동작을 까먹기 시작하면서 실수 연발. 7년 전의 나도 본 장면이지만 당시의 나는 무덤덤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저런 경험이 있으니까.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였다. 1종 보통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3일을 연습해도 좀처럼 실력이 나아지지 않아서 2일을 더 연습을 했다. 그럭저럭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시험날. 가장 쉬운 코스가 나왔다. 연습한대로만 하면 문제 없이 면허를 딸 터였다. 하지만, 나는 중요한 순간에 시동을 꺼트리고 말았고,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차를 몰지 못하고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영상 속의 홍수아에 그 당시의 내가 오버랩되었다. 연습을 충실히 했지만 본무대에서 긴장한 나머지 한번 실수를 하면 무너져버리고 만다.
경험이라는 것은 때로 무언가를 보는 시선을 바꾼다. 7년 전에는 아무 감흥 없었지만, 작지 않은 인생 경험을 가지게 된 나는 긴장하고 실수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도 일종의 성장이라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