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인사하지 마. 개새끼야.
이 말은 내가 어느 회사의 생산직 면접을 망친 후 아버지께 들은 말이다. 오랫동안 지인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나를 보다 못한 아버님이 지인을 통해 겨우겨우 주선해준 면접자리를 내가 속된 말로 '깽판을 치고' 그 직후 들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나는 내 생각을 아버지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사실은 그 회사의 면접을 보고 싶지 않았음에도, "못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본 면접을 잘 볼 수 있을리가 없었고, 결국 면접자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만 것이다.
그 날의 면접은 나와 아버지의 사이를 일시적으로 크게 벌렸다. 나는 며칠 동안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일부러 늦게 일어나고, 아버지의 시선을 피해 움직였다. 가출까지 생각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은 완전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나와 아버지의 사이를 봉합해주었다.
나의 감정이나 아버지와의 갈등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나는 그전까지 할까말까 하고 있던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브런치에 가장 처음 쓴 글들은 바로 그 날부터 며칠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글이었다.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절대 잊지 않기 위해 글을 한자한자 써내려갔다. 글을 쓰면서 나는 점점 나다움을 찾아가게 되었다. 반성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갔다. 미약하지만 대외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더 큰 가능성을 찾아 지금, 여기 스팀잇에서 글을 쓰고 있다.
스팀잇을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해야 하는 일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브런치의 '진짜 제대로 쓰는 자기소개서' 매거진의 글을 '리뉴얼'해 스팀잇에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았다. 거창하게 '리뉴얼'이라는 말을 쓰긴 하였지만, 사실 퇴고를 다시 한 것이다. 다시 글을 읽어보면서 감정적이거나, 멋을 부린 말들을 지워서 사실적인 부분만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옛날 브런치에 쓴 글을 참고로 처음부터 다시 써보기도 하였다. 이전 글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 글의 경우 내가 브런치에 가장 처음 쓴 글의 집합인 'pre 브런치 에세이'를 참고하여 다시 쓴 글이다.
어느덧 스팀잇을 시작한 지 2주가 되었다. 아직 뉴비 주제에 이런 말은 사치일 지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을 써야 할 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일단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잘한 일이라면 자랑하는 기분으로, 못한 일이라면 반성하는 느낌으로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만큼 오리지널리티가 가득한 콘텐츠는 없다.
지금 이 시간, 스팀잇으로 글을 쓰는 모든 이들에게 글쓰기가 주는 정신적 만족감과 스팀잇이 주는 경제적 만족감이 모두 함께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