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소봉대(針小棒大)

cyranodcd(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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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소봉대(針小棒大). '작은 것을 떠벌려 큰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 모습을 설명하는 또 다른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교수신문이라는 곳에서는 연말이 되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발표한다. 2016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 2017년에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각각 선정하였다. 이 사자성어들은 그 한 해에 벌어진 중요한 사건과 거대한 흐름들을 묘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나도 이 뜻에는 전체적으로 동의한다. 거기에 작은 덧붙임 사자성어를 붙인다면 나는 주저없이 '침소봉대(針小棒大)'를 뽑을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억하는가? 강남역 살인사건은 대한민국에서 여성주의 운동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여성계에서는 가해자의 발언을 근거로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에 의해 벌어진 범죄로 보고 대대적인 여성혐오 뿌리뽑기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것은 과연 양성간의 문제라는, 큰 문제로 번질 사안이었을까? 나는 이 사건을 '정신이상자에 의해 무고한 이가 희생이 된 사건'으로 보고 있다. 횡설수설하는 가해자의 말을 100% 신뢰할 수는 없을 뿐더러, 가해자가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을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다. 여성계는 안타까운 묻지마 살인 사건을 여성에 대한 남성의 테러 행위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하였다.

이번 '드루킹' 사건도 그렇다. 인터넷에서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하여 현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을 유도하려 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다. 현재 야권과 언론에서는 드루킹 사건을 정권 차원의 권력형 비리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하려 하나, 이 시도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더 큰 규모로 이루어진 댓글 여론조작을 알고 있다. 그 사건에 비하면 드루킹의 조작은 작은 사안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피해자들 중에 현 정부도 들어있는 것을 볼 때 이것은 권력형 비리도 될 수 없는 사건이다.

가짜 뉴스는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식으로만 쓰여지는 것이 아니다. 작은 사실을 부풀리는 것만으로도 가짜 뉴스는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가짜 뉴스들은 '프레임'을 만드는 것에 사용된다. 지금 이 시대에서 침소봉대(針小棒大)의 의미는 작은 것을 떠벌려 큰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과 더불어 작은 사건에 살을 붙여 사실을 왜곡한다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침소봉대(針小棒大)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