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잔소리는 내게 현실을 인식시킨다. 한국 나이로 30세, 만 나이로 하면 29세인 나는 20대와 30대의 교차점에 걸쳐있다. 그러니 취업과 돈벌기는 최대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어머니가 주식투자를 강권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나도 알고 있다. 언제까지 글만 쓰고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돈을 벌어야 할 필요성을.
나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고 싶고, 그것을 위해 스팀잇을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또, 나의 단점을 바로 보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극복하기 위한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가 돈벌기와 자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내가 내 앞에 놓은 진정한 과제들과 대면하지 않고 단순히 돈만 생각한다면, 나는 계속 실패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는 부모님과 좋은 관계이지만,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는 대화가 평행선을 달리고 대립한다.
신기하게도 그런 날이면 글의 소재가 평소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아버지의 잔소리로 현실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법을 생각하고, 그런 과정에서 나의 '영감'이 자극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영감은 자아와 현실의 충돌에서 나오는 것일까? 세상의 엄혹함을 알지만, 그것에 맞서서 내가 정한 삶을 살고 싶다는 일종의 '오기'가 나의 뇌를 더욱 자극하는 것일까? 방구석 컴퓨터 앞에 앉아 뇌를 쥐어짜내봤자 좋은 글은 나오지 않는다. 좋은 글을 위해서는 주변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상호작용에는 여러 가지 에너지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대립의 에너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립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은 곤란하다. 여러 에너지에서 골고루 글의 영감을 얻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 또한 글쓰는 사람의 역랑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