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착시 현상으로 발목을 접질르고
컨퍼런스 가는 길이라 병원행은 생각지 못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
환승이 힘들어 중간역에서 택시를 타고
학생들에게로 갔다.
도저히 한 걸음도 못 내딛어
학생에게 부축하고
아주 심하게 부축받으며
욱신 욱신 거리는 발목을 붙잡고
순간 염증 반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느끼지만
학생들과 약속은 약속이니,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서도
학생에게 심하게 기대었다.
결국, 나의 지지자는 우리 간호사 후배인건가?
이 학생의 말이 아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 분은 교수님이 아니십니다. 제 엄마입니다.
도저히 나를 감당하지 못해
휠체어로 응급실에 나를 던져놓고 간 학생이지만
많이, 오래 기억남을 학생이다.
응급 치료를 받고
half cast를 하고
도저히 통증이 사라지지는 않고
망했다. 내가 병원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간호사이지만 병원을 신뢰하지 않는 이 강심장!
여전히 한 발을 못 디딛는 상황에,
친구에게 나를 업고 가야겠다는 전화를 하고
그 차에 실려 집으로 오는 중에
요즘 핫한 유트뷰뮤직이라며 플레이 시켜주는데
거기서 만난 음악, be
글자 하나로 존재감 있는, be
라벤다? 꽃이 심플하니 놓인 화면이 너무 이뻐 뚫어져라 쳐다보다
꽃 아래 쓰여진 글이 내 마음을 빼앗아갔다.
비우고,
버리자하니,
나에게 쉼이 왔고,
저녁 한강 풍경과 잔잔한 음악이 내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