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가 입원했다.

cyan20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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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가 입원했다.

길에서 만난 묘연이 가족으로 이어진 후추.

말썽한번 안부리고 미운짓 한번 안하던

후추가 입원했다.

세상 착한 얼굴로 중성화때도 화도 한번

내지않았던 후추. 

같이 품에 안겨 낮잠자는 걸 좋아하는

후추가 입원했다.

15시간이 넘게 오줌을 누지 않아 

조금 의구심이 들 무렵

처음으로 아침에 후추가 밥을

달라고 울지 않고 잠들었던 게 생각났다.

동물병원에 전화를 하고 데려오라는 말을

듣고 심장이 철렁.

후추를 달래서 병원으로 데리고가자

놀래서 품에 안겨 그렁그렁한 눈으로

날 쳐다보던 후추.

원인은 방광 속에 이물질이 끼여서 

배변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한다.

검사 결과 빨리 데려와서 수치상 큰 이상은 없다.

이물질만 제거할 것인지, 아니면 입원을 시킬지

금액차이가 꽤 난다고 한다.

집에서 케어하는 것보다는 병원에 맡기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마취한 몸을 축 늘어트리는 후추를 뒤로하고 집으로 왔다.

후추가 함께하고 처음으로 집이 텅비었다.

혹시나 치료실 안에서 다시 버림받은게 아닐까

고민하며 슬퍼하지는 않을까.

점심도 못먹이고 데려갔는데 배고프진 않을까.

후추가 입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