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가 입원했다.
길에서 만난 묘연이 가족으로 이어진 후추.
말썽한번 안부리고 미운짓 한번 안하던
후추가 입원했다.
세상 착한 얼굴로 중성화때도 화도 한번
내지않았던 후추.
같이 품에 안겨 낮잠자는 걸 좋아하는
후추가 입원했다.
15시간이 넘게 오줌을 누지 않아
조금 의구심이 들 무렵
처음으로 아침에 후추가 밥을
달라고 울지 않고 잠들었던 게 생각났다.
동물병원에 전화를 하고 데려오라는 말을
듣고 심장이 철렁.
후추를 달래서 병원으로 데리고가자
놀래서 품에 안겨 그렁그렁한 눈으로
날 쳐다보던 후추.
원인은 방광 속에 이물질이 끼여서
배변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한다.
검사 결과 빨리 데려와서 수치상 큰 이상은 없다.
이물질만 제거할 것인지, 아니면 입원을 시킬지
금액차이가 꽤 난다고 한다.
집에서 케어하는 것보다는 병원에 맡기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마취한 몸을 축 늘어트리는 후추를 뒤로하고 집으로 왔다.
후추가 함께하고 처음으로 집이 텅비었다.
혹시나 치료실 안에서 다시 버림받은게 아닐까
고민하며 슬퍼하지는 않을까.
점심도 못먹이고 데려갔는데 배고프진 않을까.
후추가 입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