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cyan20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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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대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 19살부터 자취를 시작해서 

벌써 십여년이 지나간다. 그동안 어머니가 보내주신 반찬 중 

가장 유용한 것은 역시 김치. 김치였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자취방 냉장고들의 성능이 항상 별로였는지

냉장고에 넣어둔 김치는 금새 삭아버리고, 군내가 나곤 했다.

자취를한지 10년이 다되가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냉동한 김치가 택배로 오면서 얼고 녹은 사이에 김치가 조금씩

맛이 변해버렸단걸. 

직접 차로 날라준 김치를 먹었을 때 

그래! 이거지. 울 엄마 김치는 이렇게 깔끔하고 맛있었는데!!

난 오늘 김치찌개를 끓였다.

이제는 반찬을 그만 받을 나이가 됐지만서도, 여전히 김치만은

챙겨준다. 사먹어도 된다는 말에 다른 반찬들은 납득할 수 있지만,

김치를 사먹는다는 것은 어머니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일까

뭐 하나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일까.

난 오늘 김치찌개를 끓였다.

김치는 정말 자취생에게는 귀중한 반찬이다.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돼지김치볶음, 김치찜, 김치전, 잘 익은 김치에 라면 한그릇, 그리고 

소소한 자취생의 파티인 수육 한접시에 김치를 얹어 먹는 것까지.

그중에 제일은 김치찌개다.

김치찌개는 참 다양한 맛을 품고 있다.

태국의 똠양꿍이 세계 3대 진미로 평가받는 이유에는

단맛, 짠맛, 매운맛, 구수한맛, 새콤한맛, 고소한 맛 등 다양한

맛이 어우러져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또한 김치찌개와 정말 비슷하지 아니한가.

매운맛, 새콤한맛, 달달한맛, 청양고추의 알싸한맛, 버섯과 양파에서 우러나오는

육수와, 돼지고기의 감칠맛까지 더해있는 오묘한 그맛.

이제는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기에,

김치찌개에 고기를 잔뜩 넣어도 된다.

계란후라이를 2개씩 먹어도 잔소리할 사람이 없다.

내생활은 조금 더 풍족해졌지만, 

김치찌개와 같은 조화로운 맛이나지 않는다. 

무언가 하나 빠져버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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