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운 사이징' 과 코인판. 몸이 12센티로 줄어드는 대신 재산이 120배로 늘어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코인 투자하시는 분들에게 '100배 수익'은 꿈속의 이야기만은 아닐겁니다. '내 친구의 팔촌 누가 100만원을 투자해 10억을 만들었다'는 '카더라' 가 아니더라도, 30원에 산 리플을 3000원에 판 사람이나 ICO에 투자해 100배도 넘는 수익을 얻은 누군가가 적어도 한 명 이상 '확실하게' 있다는걸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요.
100배 수익을 목표로 했던 투자가 -70프로 문턱을 긁어대는 요즘, '무조건' 가진 돈의 120배를 받을 수 있는 투자처가 있다면 어떠신가요?! 어떠한 사기나 위험 부담도 없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담을 통해 '사실'임이 입증된 투자! 내 이득을 넘어 곪아가는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도움까지 될 수 있는 완벽한 투자! 끌리지 않으신가요?
영화 '다운 사이징' 에서는 이런 '완벽한 투자'가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몸이 작아진 만큼 필요로 하는 음식도, 소비하는 자원도 모두모두 '적기'에, 지금까지 모아둔 재산을 120배 더 효율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설정 덕분입니다.
과거 작아진 신체를 다룬 영화들은 대게 '크기의 감소'를 '힘의 감소'로만 연결해 왔습니다. 헤어드라이기 바람에 날아가고, 커피잔 속에서 익사 위기에 처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며, 평범하고 해롭지 않다고 여기던 물건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공포' 스러운지 보여주는데 집중해 왔었죠.
물론 '작아진다'는게 얼마나 '공포스러운가'를 보여주던 작품들에서도, 작아진 신체가 얼마나 '효율적'일 수 있는지 다루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약간의 '유머'를 위해 한 입 짜리 빵을 여러명이 배부르게 나눠먹는 장면들을 종종 삽입하기도 해왔으니까요.
다운사이징은 기존 영화에서 '부수적'으로 다뤄왔던 소재를 '메인'으로 끌어와 '한 번 뒤집은'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인체 축소기술'을 처음으로 발명했을때 중점에 둔건 '배출'이었습니다. 자그마한 인류가 배출하는 자그마한 '폐기물' 이 환경 오염을 막고 지구와 인류를 더 오래 보존해 줄 수 있다는게 원래의 목표였죠.
그러나 원래의 목표가 무엇이든, 실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소비'였습니다. 120배가 늘어난 재산으로 평생을 놀고 먹으며 즐길 수 있는 호화로움. 주인공 멧 데이먼이 축소술을 받은 이유도, 아파트 윗층 친구 '두샨'이 부인은 놔둔체 혼자서 축소술을 받고 '소인 마을'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도, 모두 '더 큰 이득'과 '더 많은 소비'를 위함이었죠. 블록체인보다는 코인 거래로 얻는 이익에 더 큰 관심을 갖는 우리들 처럼 말입니다.
사실 축소술을 받은 '소인' 들이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던 이유는, '큰 사이즈'의 사람들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소인들 '몸집만한 비스킷'을 앉은 자리에서 10개씩도 먹어치우는 대인들이 없다면, 1/12 가격으로 제공되는 소인 전용 1등석은 애초에 존재 조차 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그래서인지 영화 곳곳에서는 '소인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대인들이 등장합니다. 돈 때문에 허덕이는 대인들과 달리, 많은 돈으로 즐기기만 하며 대인에 '기생해서' 사는 소인들이 대인의 눈에는 탐탁치 않을 수 밖에 없을테죠.
하지만 소인들의 삶은 대인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호화롭고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호화로운' 누군가의 삶을 위해서는 '희생하는'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니까요. 일부 풍요로운 소인들의 삶은 대다수의 가난한 소인들의 희생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소인이 되면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과는 다르게, 가는한 사람들은 소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가난합니다. 오히려 '크기'라는 '힘'까지 빼앗긴 채 더욱 초라해 지는거죠.
영화를 보고 난 후, 저는 영화 속 '다운 사이징'기술을 오늘날의 '코인판'과 매치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작게는 스팀잇 커뮤니티에도 매치할 수 있겠죠).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다운사이징'(블록 체인), '큰 혜택'을 누린 소수의 초기 진입자와 여전히 거부감을 느끼는 다수의 사람들, '기술의 오용'에 괴로워하는 요르겐 박사(비탈릭), 언젠가 닥처올 환경위기를 넘기기 위해 요르겐 박사와 추종자들이 땅 속 아지트로 들어가는 모습(존 to the 버)
그리고 일부 소인들의 행복을 위해 빈민촌에서 고생하는 대다수의 소인들(-70% 흑두루미... 우리...ㅠ)
사실 이 영화는 다운사이징 '자체'에 집중한 영화라기 보다는, '소인'이 된 멧 데이먼이 '삶의' 의미와 '사람의 가치'를 배워나가는 일종의 성장영화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큰 이득을 누릴 수 있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소외자'로 남은 대다수의 사람을 '발견'하는게 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멧 데이먼이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진정으로' 누군가를 돕기 위해 사용하듯, 코인판에 남아있을 우리들도 언젠가 흑두루미(음...)를 벗어나게 된다면... 그때는 희망에 부풀어 새롭게 들어올 또 다른 흑두루미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하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