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택시2
출처 : 노자규의 ..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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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택시 2
따스한 봄햇살에
졸린 듯 누워만 있는 아스팔트 위로
춤을 추듯 내달리는 차량들 무리 속에
무거워 보이는 박스와 손가락마다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서있는
아주머니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택시들은 피해만가고 있습니다
바람이 멈춰 세워서인지
지나쳐버린 택시 한 대가
후진을 하여
아주머니 앞에 멈춰 섭니다
“어디까지 가시려고요
저녁 교대시간이라서요”
교대하는 차량에겐 먼 거리라
머뭇거리며
행선지를 쉽게 말하지 못하는
아주머니에게
또다시 물어보는 택시기사
“xx고아원이요”
“아니 그기는 산 중턱에 있어
지금 들어가면 밤이 될 텐데요......”
무언가를 알아다는 듯
택시에서 내린 기사는
아주머니가 들고 있는 짐들을
주섬주섬
차 트렁크에 실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서울의
도심을 빠져나와 달리는 택시 안에는
어느새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들로
함박웃음을 피워놓고 있었습니다
어스럼 한 어둠이 내려앉으려 할 때
벌써 나와 있는 하얀 달은
심심한 듯
구름 사이를 헤엄치듯 내려다보며
멈춰 선
택시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기사님 덕분에 잘 도착했습니다 “
안녕히 가세요.. “
“네 수고하세요”
초저녁에 뜬 하얀 달이
깊은 밤을 알리듯
노란색 잠옷으로 갈아입은 달이
떠오를 때까 되어서야
가져간 짐을 놓고
빈손으로 나오는 아주머니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춰져 있었습니다
“아니 이산 골에 웬 택시가..”라며
다가선 아주머니를 본 듯
문을 열고 나오는 택시기사는
반가운 듯 인사를 건넵니다
“이제 일 다 보셨어요...”
“아니 기사님
아직 까지 안 가시고 뭐하셨어요
지금껏”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단 타시죠”
하품을 하며 나와있는
노란 달님의 배웅을 받으며
떠난 택시 안에선
한줄기 봄햇살보다 더 따뜻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왜 안 가셨어요.... “
행복 한 조각을 입에 물고선
하얀 웃음으로 실타래를
풀어놓듯 야야기를 이어갑니다
“저두 사실
어릴 적엔 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힘들게 장사를 끝마치고
이 늦은 시간에
고아원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러 가시는 걸 보고는
어릴 적 생각이나..... “
뒷말을 잊지 못한 채
“나이가 더니 이놈의 눈물은 주책없이....”
“그러셨군요”
차도 오지 않는 이 길을 어떻게 가실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저렇게 좋은 일 하시는 분도 있는데
조그만 보탬이라도
도와드릴 게 없나 싶었습니다 “
다시 서울로 돌아온 택시는
한적한 행복이 머문 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덕분에 너무 편하게 왔네요
감사합니다 “라며
오만원 짜리를 내어놓았습니다
그때
택시기사는
“회사택시라 이 돈은 제가 받겠습니다”
라고 말한 후
미리 준비한 듯 봉투 하나를 건네주며
별님과 내기라도 한 듯
행복을 뿜어되며 내달려간 택시가
점이 되어 사라져 간뒤
열어본 봉투 안에는
두장의 오만원 속에
온기가 가시지 않은
손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 밤마다
엄마 아빠 대신
기다림과 보고픔만으로 채워진
이불속에서 잠들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버려졌다는 상처는
밥술에 국에 말아 먹어야만 했던
그 아이들에겐
오지 않는 엄마 아빠보다
더 기다려지는 사람이 당신이라고.... “
저는 오늘
천사를 보았습니다
펴냄/노자규의 골목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