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내 엄마
출처 : 노자규의 ..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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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내 엄마
“입술을 굳게 다문 까만 허공 속에
노란 불빛으로
사랑을 그려내는 반딧불이 내 엄마..
이렇게 턱밑까지 달려온
반딧불이 가족의 한여름밤 사랑이야기는
서로의 가슴에 행복을 퍼 나르고서야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
엄마의 하루는
말하지 않아도 가족들에게
행복을 그려주면서 사랑 속에서
늘 함께 하며
오늘도 바쁜 일터에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까만 어둠이 깔리면
하늘엔 초록의 아름다운 밤이 나타나요
반딧불의 향연을 보러 나온 사람들처럼
길게 늘어선 차량들 앞에서
깜빡 깜박 한점 빛이 되어 마트
주차장에서 차량들을 인도하는 일을 한답니다
민정이는 학교를 끝마치고
추억하게 해줄 따뜻한 기억을 주신
보고픔이 모아진 엄마의 일터로 왔습니다
사랑의 목마름으로 도착한 곳에서는
화를 내는 남자 앞에서
고개만 숙이고만 있는
엄마 모습뿐이었습니다
손님이 차량에 물건을 옮겨 실고
내팽겨진 카트기가 그분의 차량과
부딪혀 흠집이 난 거랍니다
“아니 주차하는 분이
이런 것도 안 보고 뭐하시는 거예요 “
죄송합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엄마는
그 사람이 돌아간 후
휴식을 취하는 조그만 사각 부스 안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앉아 계십니다
힘들게 일하는 엄마가
마음 아파하는 모습까진 보지 않은 것처럼
한참을 머무르다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뭐해 여기 앉아서
농띵이 부러 시는군요..”
차마 엄마의 눈물을
마주 볼 수 없었던 딸은
뒤에서 엄마를 감싸 안으며
애써 아픔을 웃음으로 감추면서 말이죠
“언제 왔어 “
“방금,,,
그 소리에 맞추어 황급히 문이 열리며
카트 기를 정리하는
아르바이트 남학생이 들어섭니다
“아줌마... 미안해요
애기가 카트기에서 장난치다 다치는 바람에 병원에 데려다 주구 온다고 늦었어요
"제 때문에 괜히.. "
“괜찮아..
그러다 학교 늦겠다
걱정 말고 빨리 학교가 “
주차 아르바이트생이
미안함으로 데워놓고 나간
문 손잡이를 열고
이젠 아빠가 들어옵니다
“ 딸 웬일이야
시험이라며 도서관 안 갔어.. “
주차 인도일을 하러 엄마가 나간 후
딸은 좀 전에 있었던 일을
아빠에게 말을 합니다
“그래 알았다 넌 걱정 말고 가
엄마랑 같이 들어갈게.. “
딸이 돌아간 후
어느새 아빠는 노란 야광조끼를
입고선 주차장에 너 버러진 카트기를
찾아 일일이 제자리에 밀어 넣고
주차하는 사람들의 뒤도 봐주고 계십니다
고객들이 버리고 간 박스도
차곡차곡 모아 폐지 줍는 할머니에게
챙겨주시는 것도
이젠 아빠의 몫이 되었답니다
“이만하면 울 아빠
애처가 서열에 넣어 드릴만하죠 “
어둠이 굳게 다문 허공 속에서
반딧불 사랑의 불빛으로
하루를 사신 내 엄마와
함께 퇴근한 아빠에 손에
한아름 담긴 야채들
“마트 점장님게서는
아빠를 보면 늘 그러신데요 “
“다음 달에는
김정순 씨 봉급을 반뚝 떼서
남편분에게 줘야 한다고요... “
그러고
퇴근할 때면
늘 팔다 남은 야채까지
양손에 듬뿍 쥐어주시기 까지 하면서요
태양이 땅과
다 텄는지 화가 잔뜩 났나 봐요
날씨가 무척 더워 다들 차량 에어컨에서 품어 대는 열기로 주차장안은
찜질방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주차된 차들을 점검하다 차량 안에서
땀에 범벅이 된 채 실신해있는 아이를
발견한 엄마는 119에 직접 신고해
아이를 구해낼 수 있었답니다
다음날
사무실로 오라는 무전을 받고
달려갔더니 차에서 잠들어 있던
아이의 엄마가 찾아온 거예요
“어젠 겨를이 없어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며
고마움을 다발로 풀어놓고 돌아간 뒤
점장님께서도 한마디 거드십니다
“경찰서장님께서도 전화가 왔어요
어린 생명을 구한 장한일을 하셨다며
시민 표창을 하신다고요 “
“반딧불 내 엄마 참 멋지죠... “
한여름밤의 사랑만을 기다리다
서서히 빛을 잃고 마는
반딧불이의 사랑을 닮아서일까요
오늘 엄마는 왠지
먼지 한톨 안을 수 없어 보입니다
“걱정이 있어요 “라고 이마에 써붙이고선
퇴근을 하려 나오는 엄마 앞으로
늘 이맘때면 데리러 오는
남편의 차가 멈춰 섭니다
익숙한 웃음으로
창문을 내리는 남편 옆에서
“반딧불이 여사님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
라며 지병으로 입원했던
친정엄마의 모습에 그만
눈물부터 나는 반딧불이 여사
“엄마 언제 퇴원하셨어요 “
“차서방이 병원으로 데리러 왔더구나
회사일도 바쁠 건데 말이야.. “
아버지가 작년에 돌아가시고
늘 혼자 식사를
챙겨 드시는 게 안써러워 찾아간 그날
지병으로 쓰러져 입원한 엄마에게
마트 쉬는 날 말구는
들여다보지 못하는 못 뗀 딸이라
엄마를 볼 때면
눈물부터 난다는 반딧불이 엄마이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모녀가 마주 잡은 손등 위로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울음이 되었다 웃음이 되어도
가족의 사랑을 경험하는 일이 삶에서
가장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지수가 군에 가 있으니
우선 그 방에 장모님을 모십시다”
“앞으로 매일 어머니 저녁도
차려드려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그건 걱정마요
내가 좀 일찍 와서
어머니랑 같이 식사할 테니.. “
“여보 고마워요 “라며 웃으며 말한 뒤
또 눈물을 흘리는 아내는
퇴원하면 구부러진 달 같은 엄마를
혼자 두기도 모시기도 힘든 처지만
생각하느라 마음만 쓰고 있는걸
알아준 남편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오늘도 어둠이 누워
잠들어버린 시간쯤이 되어서야
먼지 소복이 이는 하루를 마감합니다
주차장 불빛들이 하나 둘 꺼지고
주위는 금세 까만 어둠이 내려앉습니다
출구로 걸어가는 반딧불이 엄마의 눈에
멀리서 led 불빛이 깜박거리고 있습니다
반짝반짝
초록 불빛으로 그려지는 사랑의 신호
(반딧불이..... 내 엄마..... 사랑해
. 고마워.... 좋아요.... 넘버원)
그리고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자막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반딧불이 우리 엄마
생신 축하해요 “
“ 아프신데 누워계시지 ,,,,
왜 나왔어요”
“ 우리 딸 생일인데
당연히 이 어미가 와야지 “
“ 오늘 집 앞 식당에서
삼겹살 파티해요 엄마”
“오늘 장모님께서 많이 드셔야 합니다
우리 반딧불이 김여사 낳으신다고
고생하셨어니까요.. “
“그래 줌세....
나중에 많이 나왔다고 울지나 말게,,,,
하하하
호호호
허허허
이렇게 소박한 행복을 마주하는
오늘이 있기에
사랑 중에 으뜸은
가족사랑이라 말하는 것 아닐까요
식당에 마주 앉은 가족들의 웃음 사이로
“행복 전도사 반딧불이 내 엄마 선물”이라며
건넨 봉투 안에는 제주도 효도 여행권이 들어있네요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 하나로
결혼식을 대신한 엄마 아빠에게
자신들 힘으로 신혼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었던
아들 딸들이 군대에서 틈틈이 보내온
돈과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이랍니다
.
“장모님이랑 반딧불이 우리 김여사랑
오붓하게 같이 다녀오시라고
제주도 여행 상품권을 나도 준비했는데...
라며 식탁 앞에 내어놓는 아빠
“그럼 세분이서 같이
다녀오시면 되겠네요 “
“그래요 여보 우리 같이 가요,,,”
“그래 나도 어미랑만 가는 것보다
우리 차서방 자네랑 셋이서 같이 가고 싶네..”
“하하하하
두 여성분이 그렇게 원하신다면.....
이놈의 인기는 나이가 들어도 식을줄을 모르네..
이렇게 턱밑까지 달려온
반딧불이 가족의 한여름밤 사랑이야기는
서로의 가슴에 행복을 퍼 나르고서야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잿빛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에
사랑을 그려내는 반딧불이 가족을
태운 비행기가 달 조각을 주으러 가듯
하늘로 헤엄쳐 갈 때
달빛.. 별빛... 반딧불... 까지
배웅을 하러 나와
환하게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가족”이란
세상이 우리에게 준
가장 값진 선물은 아닐까요.....
펴냄/노자규의 골목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