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족여행
6개월이라는 시간을 살수 있다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
죽는 날만을 기다리는 엄마를 위해
마지막 엄마의 생일을
살아생전 꼭 가고 싶었다는
어릴 적 엄마의 고향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낼 수 있게
마지막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입을
옷가지 몇 벌씩을 챙겨들고
무거운 마음으로 내려가면서
식구들은 번갈아 엄마의 얼굴에 비취는 표정들을 살뜰이 마음에 담아두기에 바쁩니다
다시는 같이할수 없는 이길
“엄마 기분은 어때“
살갖게 묻는 큰딸의 말에 애써
어색한 미소를 입가에 매단 엄마는
으.. 응 ..
나오질 않는 억지웃음은
좁은 차 안에선 숨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식구들은 그 웃음 뒤로
어쩔 수 없는 침묵을 깨기 위해
라디오를 켜보지만
그 누구도그 소리에 몰입하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지나는 바람도
이 가족의 동행이 어색한지
차 옆을 기웃거리며 지나갑니다
숙소에 도착해
가족들은 분잡한 몸놀림으로
자연스러움을 과장해 보지만
가족들 사이에 배어든
아픔과 슬픔은 떠나지 못하고 함께하고 있네요
남편과 아들딸들은
엄마를 위한 만찬을 준비하고
야외 식탁에 둘러앉은 식구들
엄마를 위한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이는 아들
단촐한 촛불이 켜집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우리 엄마..
생일 축하합니다,,
"엄마 촛불 끄세요 "」
힘없는 입김을
밖으로 불어내어 보지만
쉽사리 꺼지지 않는 촛불은
지나는 바람이 친구되어 축하를 해줍니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면...
또 다른 내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기만 한다면..
요란스러운이 끝난 뒤
서로 각자의 생활 속의
욕구들을 충족하려 나름의
시간들을 할애하는 것을 보구선
조용히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올라 온 엄마
나와 관조하는 깊고 깊은
사색의 늪으로 빠져봅니다
이 시간부터
두고 가야 할 생각들과
같이가야 할 생각 들로 나누어진 것들부터
정리해야만 합니다
병은 나를 심오하게 만드나봅니다
바람 따라 나부끼는
이름 없는 풀들을 앞에 두고
두려운 생각을 의식 속에 두고
저린 뼈로 울고 있는 나
잘들 살아가는데
"왜.. 나만..."
공정하지 못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울부짖는다
“공정함“이란
인간의 고안물이지
신이나 자연이
공정할 이유는 그어디에도 없습니다
내면의 욕망을 불러다
나를 세웠든 날들을 돌아다보니
열기가 다 빠져나가 버린
화덕에서 타고 있는 불꽃
"그게 나다"
아직도 자신 속에 머무르지 못한 채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미칠 것 같은 엄마
죽음에 대한
극도의 긴장을 이겨내지 못한 채
고독
허무
절망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 감정의 끝은 “눈물”
이 모든 생각은 죽음이라는
방해받는 감각에서 파생된 것이리라
지금의 나에겐
어설프게 나를 위로한 시간들 뒤로
허무와 비참함이 전부라고
결국 이것마저 이기지 못한다면
자살이라는 보험을 선택할 수 밖엔‥.
살만한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마음에 온도가 내려갔을때 말이다
얽히고 설킨 사연 모두
구월이 되면
죽음 앞에 모두 잊히리라
삶의 한계에 도달하고 나니
경계선에 잠재된 것들과의 아픔을
객관화하지 못한
나를 깨워 세운다
비움에 이 시간조차
버리지 못하는 건
쉼 없이 살아야 하는 그것들 속에
중독된 나의 모습은 아닐까
삶과 죽음이
서로 떨어질 수 없이
공존하는 영역이라면
신이 청춘을
인생의 서두에 둔 것처럼
죽음이란 걸
인생의 중반부에 뒀다 다시 나머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면....
부정을 겪지않고
진정한 긍정을 알 수 없듯이
고통이 내면을 정화 하듯
겪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
“시작보다는 맺음이 중요한 삶”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살고 싶어서 여기 온 걸까」
「삶이 죽어가는
과정이라 여기 온 걸까」
삶의 반대편에 있는 죽음의 존재
인간이
태어난 이유는 묻지 않으면서
죽는 이유엔
본질적인 절망을 다는 건
추동하고 싶은 이기심 일까
내가 죽으면
나의 죽음 앞에 울고 있을 가족들
존재의 무게를감당하지 못한 나는
아직도 그들앞에
지난날 나를 만나고
떠나보낸 숱한 말들을 꺼내어본다
“말은 사람에 입에서 태어나서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아이때 주고받는 말들은
마치 가을에 주고 받는말들 처럼 이쁘게
내 입을 통해 걸어나가
사뿐히 귀로 걸어 들어왔는데‥
"살고싶다"진정
내가 다시 일어서리 라는 것을
구름은 안다
별들은 안다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되리라 다짐해본다
사색의 시간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온 엄마
각자의 시간 위에
잠들어 있는 가족의 모습들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너네들이 결혼하는 모습을
같이하지 못해 미안하구나
이쁘게 낳은 손주들도 돌봐주며
우리 아들딸들과 못다 한 행복을
나누지 못하는 엄마를 용서해주렴」
술 한잔 목넘김이
애닮음이 되었는지 잠못 이루고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 남편
시간의 빈터
좁은 공간에서 남편은 말없이
아내의 두 손을잡고선 눈물을 흘려줍니다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 언덕 넘어
홀연히 떠나는 봄들을 바라보며
맨발에 사금파리 박히는 아픔들을
차창 밖으로 하나씩 하나씩 떠나보내 봅니다
출처/네이버 노자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