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pass님께서 진행하시는 [kr-pet] 200 steem 이벤트를 보고 옛 친구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흰둥이와의 첫만남
시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사납기로 유명한 '순이'의 마지막 아이
노산에 태어난 아이라 다른아이들과 다르게 털이 뻣뻣하고 복슬거리지 않아 아무도 데려가지 않고 있던걸 그 모습이 안쓰러워 무작정 품에 안고 오셨던 아버지.
발바리의 혼혈인 그 아이는
발바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에
가끔 피부병을 앓곤 했다.
그래도 먹을것 잘 먹고
잘 놀게 해주니
마냥 허약하기만 한 줄 알았던 그아이가
-지 엄마 핏줄이긴 했는지-
1년이 지나 내가 중학생이 된 시점에선 동네를 주름 잡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 당시 우리집 문은 유리로 된 미닫이 문이었는데
매번 그 문을 열고 나가는 통에 온 가족이 외출을 할라치면 문에 소주짝을 기대고 나서야 안심하고 나갈 수 있었을 정도였다
(아마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가 그때 있었다면 방송도 탔을 텐데 아쉽다. 가끔 미닫이문 여는 개가 보이면 우리가족은 일제히 흰둥이를 떠올리느라 바쁘다)
중학교 2학년이 되자 -집에서 2~3키로가 넘는- 학원 앞까지 마중을 나오기까지 했던 그 아이는 어린시절 내성적이던 나의 친구이자 여자친구(?)였다.(그렇게나 입술을 핥아댔으니...??)
어딜 가나 함께하던 흰둥이는
목줄이 없어도 항상 내 근처에서 맴돌았고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달려와서 애교 삼종세트
(두발로서서 박수치기, 배내놓고 눕기, 뱅글뱅글돌기)를 보여줬었던 녀석.
내가 고등학교 진학으로 멀리 떨어지고
한달에 한 두번 볼까말까하던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그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늘 마실(?)다녀오던 아이라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하루가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었을 즈음
우리 가족은 그렇게 천천히 마음에서 떠나 보냈다.
"어딘가 돌아다니다 차에 치였을거야"
생이별한 흰둥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낳은 아이들은 다행히도 여느 개들과 다름없이 건강하게 자라줬고
가끔 고손자뻘(?)아이들에게서 흰둥이 모습이 보일때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어디선가 저 하늘에서 아프지 않고 잘 살고 있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