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가르쳤던 학생들 중에서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는 학생들이 있는데....
어느날 압구정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했다는 여학생이 수업 들으러 왔습니다. 이 학생의 친구가 그전에 수업듣고 갔는데 소개 받아 왔다고 합니다. 나이는 그 당시 저보다 두살인가 어렸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 학생은 수업받는 동안 거의 매일 샌드위치 나 심지어 직접 만들었다면서 초밥을 가지고 와서 책상에 올려 놓곤 했습니다.
어느날 인가...
초밥하고 회를 만들어 왔는데 같이 수업듣던 학생이 배고프다고 해서 그걸 먹으라고 주었는 자기가 힘들게 만들어 온 걸 왜 그 학생한테 주냐고 화를 내고 그 학생한테 먹지 말라고 하면서 아주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어느날은 수업 쉬는 시간에 자기는 이미 신혼 살림 준비 끝났다면서 압구정동 미용실 운영하면서 돈을 얼마를 벌었다, 당장 결혼만 하면 된다.. 쌤 집에 놀러가고 싶다는 등...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문제가 터진 날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고기 뷔페로 회식하러 간 날이었습니다.
7명인가 갔던 것 같은데 이 미용사가 가장 나이가 많았고 나머지 학생들은 대학 휴학하고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제가 고기 구워 여학생들 한테 먹으라고 주고 했는데 갑자기 이 미용사가 울먹이면서 왜 자기한테는 고기 안 주냐고 해서 저는 너는 언니고 나이도 있는데 구워져 있는거 먹으라고 했더니 막 서럽게 울더라고요. (사실 주려고 했는데 나이도 많고 해서 좀 닭살 돋는것 같아서^^)
아뭏든 이때부터 좀 어긋나나 싶었는데 이 미용사가 저녁먹고 노래방엘 가자고 하더군요. 제가 노래 부르는 것 좋아하기는 한데 웬지 이 미용사를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피곤하니 다음에 가자고 했는데 화장실 간다고 갔는데 다른 여학생들이 우리 끼리 이따 노래방에서 만나자고 해요.. 그러면 안되는데 주말이기도 하고 밥도 먹었겠다 노래가 부르고 싶어 그럼 이따 회식끝나고 집에 가는 척하고 노래방 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회식이 끝나고 일단 각자 집으로 헤어지다 노래방에서 다시 만나 신나게 노래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쾅하고 열더니 막 소리를 지르는데 그 미용사 학생이었습니다. 그 순간 어찌나 당황스러웠는지... 막 소리지르면서 나만 두고 이럴 수가 있느냐 면서 막 다른 여학생들한테 화를 내면서... 어휴... 미안하기도 하고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이 미용사 학생은 수업에 나오지 않았고 친구말에 의하면 인근 다른 도시로 갔다고 합니다. 그 후 1년정도 지난 어느날 우연히 친구를 만났길래 미용사 학생 잘 지내냐 했더니 다른 도시에 사는 한인 시민권자와 결혼 했다고 하면서 캐나다에 온 것도 이민자 만나서 결혼해 캐나다에서 정착하려고 온 거라고 하네요^^
1년만에 참.... 그 말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뭏든 그 미용사 학생한테 못되게만 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캐나다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