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이나 빨간색같은 것들을 보고서 구별을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들이 막 뒤섞여있거나 원색에서 조금 벗어나기만 하면 무슨 색인지 잘 캐치하지 못해요. 그런데도 그림 그리는 건 좋아하죠. 여담으로 동물털 알레르기가 있는데 동물을 엄청 좋아해요. 반항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참 기이한 운명이네요 ㅋㅋㅋ
가사에도 나와있지만 예전에 제가 그림을 그리다가 하늘을 색칠해야하는데 하늘색 물감이랑 보라색 물감이랑 헷갈렸었습니다. 그걸 보고 어떤 친구가 무슨 보라색으로 하늘을 칠하냐는 뉘앙스로 말했었죠. 가사에서는 놀렸다고 표현했는데 사실 그정도는 아니었지만요. 어쨌든 그 뒤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할때마다, 혹은 색을 사용할 일이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봅니다. '이거 초록색 맞지? 이거 노란색이야?' 이런 식으로요. 아직도 못 고친 습관이에요.
이게 은근히 스트레스라서 나름 공부도 했습니다. 색을 보면서 이건 무슨색 저건 무슨색 외워보기도 하고 색약 테스트 그림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보이는 대로 보일까 손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물론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결론적으론 안 고쳐졌습니다. 그렇게 쉽게 고쳐지면 세상에 색약인 사람이 없겠죠.
때론 안타깝기도 해요. 가끔 인터넷에서 '색약이 보는 세상' 같은 글이 올라오곤 하는데, 댓글을 보면 '색약이 아닌것에 감사하다' 혹은 '색약인 사람들은 아름다운 세상을 못 보는 구나' 라는 식의 말도 있어요. 위에 사진을 보면 부분부분은 차이점이 조금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사진이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은 저게 완전 다르게 보인다는 말이겠죠. 근데 정말 안타까운건 제가 그런걸 못 느낀다는 사실이 아니에요. 위에 두 그림이 비슷해 보인다고해서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은건 아니란거에요. 저희 눈에도 세상은 아름다워요.
이야기가 좀 샌 것같은데, 이 노래는 제가 색약인 사람으로서 가진 감정들을 담은 노래입니다. 오히려 색약일 때 그린 '보라색 하늘'은 개성있는 그림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제가 그리는 그림들은 남들 눈을 의식하고 틀에 갇힌 그림들 같아 보여요. 당연히 하늘은 하늘색이고 당연히 태양은 노란색이다. 당연이란 말이 왜 당연한지 모르겠어요.
사실 쓴지는 좀 돼서 랩도, 믹싱도 엉망이고 가사도 지금이면 좀 더 잘 쓸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하는 곡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생각한 것들이 의도한대로 표현된 것 같아 애정이 있는 곡입니다. 그나저나 곡 올리는 겸 다시 들으니 랩이 참 부끄럽네요 ㅋㅋㅋ
Verse1/
가끔 기억나 하늘을 보라색을 칠했던 어렸을 때
하늘색이 아니라고 놀림을 받아 난 다르다고 느꼈을 때
나도 다른 아이들과 같아지고 싶었지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내가 그렸던 그림들을 지우고 나만이 가진 시선을 죽였을 때
그 때 난 괴로웠어 아무리 노력해도 내 눈은 그대로였어
그렇게 색약으로 태어난걸 원망하고 딴 사람이 되고팠어
그 이후로 무작정 색을 외워 그림을 그릴 때 마다 매번
친구들에게 내가 꺼낸 크레파스의 색을 물어보고 그제서야 색을 채워
Bridge/
구름을 헤아릴 정도로 컸는데
난 더 이상 하늘을 쳐다보지 못 해
별들을 헤아릴 정도로 컸는데
난 더 이상 하늘을 쳐다보지 못 해
Hook/
보라 하늘 그 아래 내 모습
보라 하늘 그 아래 내 모습
Verse2/
색깔은 내게 거의 고정관념같은 존재였지 잘못칠하면 색약인게 티날까봐
들키고싶지 않아 나를 숨겨야돼 만약 이걸 알면 주변 사람들이 날 떠날까봐
하늘은 하늘색 나무는 갈색 잎은 초록색 어차피 이건 다 뻔하잖아
나도 다른 사람처럼 올바른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런 방법을 찾아
조금 변하는 듯 싶더니 한계가 왔어 그 짓거리
스스로 만든 한계라는 벽 벼룩이 된 꼴이었지
늘 똑같은 그림 똑같은 구도와 똑같은 색깔
늘 똑같은 그림 똑같은 구도와 똑같은 색깔
Hook/
보라 하늘 그 아래 내 모습
보라 하늘 그 아래 내 모습
Verse3/
당연히 구름은 흰색 당연히 태양은 노란색
당연히 바다는 파란색 당연히 당연히...
당연한게 뭔지 모르겠어 오히려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던 때가
더 순수하고 좋았던 것 같애 하늘이 보라색이였던 때가
'올바른 그림'은 없어 각자 그리기에 따라 다른 거지
흔한 그림들이 멋지다면 이제 난 조금 멋지지 않은 길을 걷지
누군가 그런 나를 병신으로 본 다면 난 그에게 질문을 던지지
네가 입고있는 옷은 무슨 색이야? 그 질문은 그의 눈을 덮지
Bridge/
구름을 헤아릴 정도로 컸는데
난 더 이상 하늘을 쳐다보지 못 해
별들을 헤아릴 정도로 컸는데
난 더 이상 하늘을 쳐다보지 못 해
Hook/
보라 하늘 그 아래 내 모습
보라 하늘 그 아래 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