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은 진짜 분산형일까? _ 탈중앙화의 본질과 미래 - 연세대학교 블록체인 연구회 연블(YBL) 정진우
탈중앙의 효용과 금융 산업
비탈릭 부테린에 따르면, 탈중앙의 효용은 세 가지 측면이 있다고 한다.
첫째, Fault Tolerance 탈중앙화된 시스템은 하나의 중앙화된 서버처럼 하나의 failure point가 없어 system failure의 확률이 매우 낮다. 예를 들어, 현재 은행의 경우 만약 중앙 서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전체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선진국의 은행 시스템의 경우 굉장히 선진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가 흔치 않지만, 중앙화된 시스템은 어느 한 지점만 잘못되어도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시스템이 탈중앙시스템보다 fail 할 확률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둘째, Attack resistance가 있다. 중앙화된 기관 시스템은 오직 그 기관만을 공격하면 되는 반면, 탈중앙 시스템은 하나의 공격 지점이 아니라 수많은 지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해킹하기 불가능하다는 점이 있다. 이전에 fault tolerance는 시스템 자체 fail 확률에 대한 내용인 반면,
이 내용은 외부의 해커가 서버를 공격할 때 이를 얼마나 잘 버텨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것으로서 블록체인의 데이터 무결성과 보안성 부분을 집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Collusion resistance, 즉 담합 저항성이 있다. 가장 직관적인 예시는 최근 삼성증권 유령주식 유통 사태가 있다. 당시 사건으로 인해 증권 기업들이 가상의 주식을 임의로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IT시스템에 대한 감독 능력이 거의 없으며, 사고가 나면 사후적으로 징계하는 것이 고작이고 자신들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데에 급급하다. 이렇게 허술하고 감시받지 않는 중앙화된 시스템에서 담합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보았을 때 블록체인은 금융 산업에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가장 큰 혁신을 일구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백서에서 보면, 익명의 사토시 나카모토는 블록체인으로 이중 지불을 막을 수 있고, 중앙화 된 금융 권력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탈중앙 화폐의 근거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애초에 블록체인의 가장 큰 가능성은 현재의 허술하고 과도하게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혁신하는 데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최근의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 “De-Fi” 즉, 탈중앙 금융시스템이다.
물론 금융시스템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복잡하고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당장 블록체인이 금융의 모든 부분을 뜯어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유의미하게 뒤바뀌려면, 최소 5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작은 부분들부터 천천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인하여 뒤바뀌고 중앙화된 금융 권력과 권한이 분산된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할 것이다.
탈중앙의 이념
블록체인은 기술적 효용성도 상당히 높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블록체인의 진정한 파급력은 탈중앙이라는 이념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을까 싶다. 탈중앙은 곧 중앙화되어 있던 개개인의 권리를 본인들에게 돌려주는 데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은 기술적으로나 사상적으로 국소 단위로 개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중앙화는 인간 사회의 생존과 발전을 위하여 필연적이었고, 그나마 정치적 혁명과 사상의 발전 그리고 기술 및 산업의 발전으로 생산량이 대폭 증가하며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주의는 분산되어 있는 권한을 소수의 인원들에게 위임하는 형태의 한계를 지닌 간접적 형식이며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소비자들이 온전히 중앙화된 서비스들에 자신의 개인 정보와 권한을 대폭 위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하여 중앙화 된 금융산업의 횡포와 중앙화 된 서비스인 페이스북 등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들, 그리고 중앙 서비스들의 과도한 광고와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 착취로 인하여 대중은 이제 중앙화에 대한 현기증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2017년 “한국의 촛불 혁명”과 2010년 튀니지에서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 일대로 퍼진 반정부 시위운동인 “아랍의 봄” 등의 사건들도 이러한 기조에 크게 불을 지폈다. 결국 현시대는 중앙 기관에 집중되었던 권력과 권한들을 개개인에게 다시 돌려주며, 개개인의 권리가 신장되는 말 그대로 탈중앙의 시대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탈중앙을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은 현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비트코인을 통하여 우리는 그 가능성을 처음 확인하였다. 중앙 기관이 발행하지 않고, 간섭할 수도 없는 비트코인은 물론 소수 마이너들에 상당한 해시 파워가 집중되어 있다는 한계점은 있으나 사실상 탈중앙의 이념에 가장 근접한 결과물이다.
특히 최근에 페이스북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기존의 중앙화된 화폐 권력에 대한 도전장을 Libra 프로젝트 선언을 통하여 내밀었다. 물론 Libra 자체는 무산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현재의 중앙권력은 이러한 항거를 누를 제도적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선언을 한 페이스북 자체가 중앙화된 권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모순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Libra의 선언은 중앙화된 권력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어주고 탈중앙의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실적으로 보면, 완전한 탈중앙화는 블록체인의 이상이자 지향점일 수는 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어쩌면 인공지능이 극도로 발달하여 중앙화 된 시스템의 필요성이 적어질 수는 있지만, 인간의 사회에서 인간의 결정이 배제된 체제는 상상하기 힘들며 실제로 그래서도 안된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블록체인이 동반하는 탈중앙의 사상은 현 중앙 체계에 경각심을 주고 이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데이터 주권을 개개인에게 돌려주려 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을 통해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투명해지고 무엇보다 개개인의 의사결정권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며 자연스럽게 중앙 권력과 개인의 권력이 균형을 이루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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