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은 진짜 분산형일까? _ Dapp이 아니라 Bapp이다 - 연세대학교 블록체인 연구회 연블(YBL)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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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전 세계 블록체인 업계는 일명 “킬러 댑(Killer Dapp)”을 만들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단어이지만 Dapp은 Decentralized Application의 약자로 탈중앙 어플리케이션,
즉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의미한다. 수많은 집단 지성이 페이스북과 같이 유저들이 의미 있게 쓸 수 있는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유의미한 킬러 댑이 나오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Dapp의 실시간 유저 수를 보여주는 사이트들이 꽤 많은데 그중 상단에 나오는 dapp.com을 참조해보면, 현재 세계에서 24시간 유저 수가 가장 많았던 게임은 이오스 기반 도박 게임 “Endless Game”이다. 2년 간의 수천 억의 자본과 관심 그리고 집단 지성의 결과 치고는 상당히 빈약한 편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토큰 이코노미의 살아 있는 바이블이자 최초의 유의미한 Dapp으로 지목되는 소셜 미디어 “Steemit”은 7위에서 아직 그나마 살아 있는 것 같다. 다만 스팀잇 또한 잘못된 토큰 이코노미 설계와 지속적 관리의 부재 그리고 초기 개발자들의 exit으로 인하여 곤혹을 겪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2년 간 노력의 결과가 겨우 이런 것일까? 블록체인이 도박 게임들을 만들 수 있어 이렇게 각광받았던 것일까? 필자 본인도 지난 1년 간 블록체인의 정체와 킬러 Dapp을 위해 쏟았던 시간과 고민들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허무하다. 킬러 Dapp은 결국 허상에 불과할 뿐일까?

탈중앙화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본 전제의 개념 검증을 다시 하여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했던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의 본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행이 2년 하고도 반년 전에 탈중앙화의 의미를 파헤친 글이 있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자신의 Medium에 작성한 글 “The Meaning of Decentralization(탈중앙화의 의미)”이다. 아직도 탈중앙화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 한 채 킬러 Dapp을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역시 블록체인의 살아있는 기원은 다른 가 보다. 이런 글을 읽으면 비탈릭 외계인 설이 어쩌면 사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는 “탈중앙화는 암호 경제계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단어이며, 블록체인의 존재 이유 그 자체라고도 불리지만… 가장 불명확하게 정의된 단어”라고 운을 뗀다. “수천 시간의 연구, 수 조 규모의 해시파워가 오직 탈중앙화를 이루고 발전시키기 위해 활용되었으며, 탈중앙화는 오직 궁극적 목표로서, 블록체인 계에서 중앙화에 대항하는 숭고한 단어”로 여겨졌다고 말한다. 참으로 공감되는 말이다.

당시 필자가 처음에 블록체인 연구를 시작했을 때도, 어떤 서비스를 기획하려고 하면, 언제나 탈중앙적 요소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최종 규율이 있었고 모든 논의는 결국 탈중앙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당시의 본인 또한 탈중앙의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중앙형 네트워크, 분산형 네트워크, 그리고 탈중앙형 네트워크의 차이점을 이어서 설명하는데, 이 부분은 사실 비교적 덜 중요한 부분이라 넘어가겠다. 중요한 것은 탈중앙화라는 개념을 구분 짓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했을 때 정확히 어떠한 것이 탈중앙화 되어 있는지 구분 짓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탈릭에 따르면, 이 개념은 크게 3개의 축으로 구분되는데 구조적 측면, 정치적 측면, 그리고 논리적 측면의 탈중앙화가 그것이다.

구조적 측면은, 얼마나 많은 물리적 컴퓨터들로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블록체인은 여러 “노드”들로 구성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정치적 측면은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얼마나 많은 개인 혹은 조직들이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물리적 컴퓨터를 조종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이며, 이는 사실 블록체인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권한 자체가 하나의 기관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논리적 측면에서는 전체 시스템을 규정하는 하나의 합의된 법칙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블록체인은 “합의 알고리즘”이라는 일관된 하나의 법칙이 시스템을 지배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중앙화 되어 있다.

여기서 더 자세하게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정치적 탈중앙화에 대한 부분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비탈릭이 명확하게 집고 넘어가지 않은 정치적 탈중앙화 내에서의 운영적 탈중앙화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이 부분이 그동안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데에 있어 명확하게 다뤄지지 않은 중요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그동안의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하면 운영 자체도 탈중앙 되어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프로젝트를 지칭하였다.

대표적으로 스팀잇 같은 경우, 순수하게 사전에 시스템적으로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운영자들의 간섭 없이 플랫폼을 돌아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잘못된 토큰 이코노미와 정체된 서비스의 발전으로 인해 스팀잇은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앙화된 운영의 주체가 없이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서비스 자체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고, 특히나 그 서비스에 대한 소유권이 개발자에게 없다면 더욱 그들 입장에서 서비스를 보완해나갈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모두 다 같이 어플리케이션을 고쳐 나가거나 관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트릴레마


무엇보다, 속도의 문제가 크다. 블록체인과 관련하여 트릴레마라는 중요한 문제가 작년 초에 대두됐었다. 핵심은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분산성 그리고 보안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으며, 위 3가지 중 오직 2가지만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탈릭은 이더리움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확장성과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온 체인 샤딩 솔루션, 오프 체인 플라즈마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 하반기 즈음에 샤딩을 이더리움 체인에 도입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결국 실패하였고 로드맵은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더리움의 터무니없이 낮은 확장성으로 인하여 이더리움 위에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Dapp들은 사실상 거의 없으며 앞으로도 기술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더리움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DPOS 알고리즘을 통하여 부분적으로 중앙성을 강화한 EOS 조차도 제대로 된 어플리케이션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이 암호화폐만 주고받는 도박 어플리케이션이며 그나마 EOS Knights마저도 사실은 콘텐츠를 블록체인 기술로 만든 것이 아니라, 순전히 돈을 주고받기 위하여 거래 자체만 블록체인 시스템과 연동한 사례이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Dapp이라 불리는 탈중앙 어플리케이션은 운영적으로 탈중앙화 되기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불편한 부분 또한 개선돼야 하는데, 상시 이용자의 불편함에 대응하고 서비스를 개선할 인력이 없이 운영을 모두에게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실질적 서비스에서 모든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올라가는 것은 어려우며 거래 영역에서만 아직까지 블록체인 적용이 유효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같이 확장성이 담보된 블록체인을 활용하더라도 굳이 불필요하게 대량의 데이터를 분산시켜 서버를 과부하시키고. 속도를 늦추는 것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백해무익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필자는 지금까지의 블록체인 기반 앱들을 Decentralized Application, 즉 탈중앙화된 어플리케이션이라고 부르기보다는 Blockchain Application, 즉 블록체인 기반 어플리케이션으로 부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본다. 오직 거래 측면에서만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나머지 모든 데이터는 중앙 서버에 저장하며, 무엇보다 운영적으로 결국 하나의 중앙화된 기관이 서비스에 대한 소유권과 운영권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보았을 때 이러한 서비스를 탈중앙 서비스라 부르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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