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사회에서의 거래소 역할과 그 본질에 대한 고찰 - 중앙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씨링크(C-Link) 박민서
거래소의 본질,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
먼저, 사회에서의 거래소 역할을 알아보자. 이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원칙상, 거래소는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Fiat과 Crypto가 거래되고, 하나의 Crypto가 다른 Crypto로 거래되는 공간이 바로 거래소이다.
하지만 현실은 도박판이다. 매일같이 급등락하는 가격이 인간의 욕구와 본능을 자극하고 결국엔 이것이 욕심으로 이어진다. 결국, 사용자들은 단순 거래가 아닌 투자 혹은 투기를 행한다. 그래서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의 개념이나 실제 사용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보다는 숫자를 보고 이루어지는 투기가 압도적으로 많다.
거래소를 운영하는 운영진 역시 같은 욕구와 본능을 느끼고, 결국 거래 이외에 이벤트, 거래소 토큰 발행, 채굴형 거래소, 폰지 사기, 잠적 등 기형적인 행동이 나오는 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거래소는 그냥 문(gate)이다. 지나가려고 손잡이를 잡고 돌려서 열려고 하면 열리고 닫으려고 하면 닫히면 된다. 문은 그냥 통과할 수 있기만 하면 되고 그 이상 그 이하의 역할은 할 필요가 없다. 문은 누구나 열 수 있어야 하며, 문 자체가 열려는 사람을 거부할 수 없어야 한다. 문의 개수가 적어서 혹은 문을 조종하는 사람이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행위 자체가 제한된다면, 문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2주 차의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친다. 이제부터는 왜 이러한 현상이 생기고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조금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거래소의 존재 이유와 본질을 바라보고자 한다.
선택권의 차이
국내에는 무려 100개의 거래소가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특별한 색깔 없이 비슷한 UI와 이벤트, 구조 그리고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왜 대부분의 거래소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을까?
상위 몇 개의 거래소들이 과도하게 많은 힘을 가지고 있기에 시장의 다양성이 한정되고, 결국 모두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게 되는 것이다. 가끔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주체도 있다. 그 단적인 예는 한때는 상위권이 아니었던 바이낸스이다. 바이낸스는 BNB 토큰, Launchpad의 성공과 DEX 진출 등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예시가 없다.
결국, 특정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아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갖게 되고, 상위 몇 개 거래소가 시장을 왜곡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과도하게 중앙화된 상태인 것이다. 시장 자체가 조금 탈중앙화된다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이 탈중앙화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시장이 탈중앙화 되었을 때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시장이 탈중앙화 된다는 것의 의미는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선택지 양의 차이이다. 오직 한 가지 선택지만 있다면 시장 왜곡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는 이를 독과점의 문제라고 한다.
탈중앙화가 된다면 결국 소비자는 언제든지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경쟁이 형성되어 시장의 전체적인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다. 동시에, 거래소마다 자신만의 특색을 띤 형태로 발전하여 지금처럼 획일화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국내에 무려 100개 거래소가 있다는 통계를 보고 ‘생각보다 너무 많은데?’라는 생각과 동시에 꽤 괜찮은 현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사용자 입장에서도 생태계 전체에게도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 알고리즘의 부재
잠시, 합의 알고리즘에 대해서 말해보자. 합의 알고리즘은 네트워크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구성원이 합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시에 악의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생태계에 해가 되는 행동을 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높임으로써 억제가 되고 그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 거래의 영역에서는 그런 면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이것이 현재 기형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시장에서 구성된 합의 알고리즘이 없고, 아무도 거래소의 행동에 제약을 걸 수 없다. 그 때문에 그것이 생태계에 해를 끼치고 특정 주체에게만 이득이 되는 상황이더라도 자행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투기를 하는 것과 거래소에 대한 이미지를 절대 악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껏 필자가 써온 글을 보아도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이 꽤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 상품 혹은 무언가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하고 그 결과로 부를 축척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것이 투자이든 투기이든) 또,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 역시 나쁘다고 절대로 할 수 없다. 가끔 몇몇 행동은 도덕적으로 어긋났다고 판단되지만, 도덕적으로 어긋날 수 있어도 ‘도덕의 최소한’ 법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다.
특정 거래소들이 과도하게 많은 유저를 보유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결국, 그들이 사업을 잘 영위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낮은 진입장벽과 좋은 돈벌이 수단으로 보여 수많은 거래소가 세워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1] 이 역시 잘못된 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어서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문이다,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바람이고 의견이다. 결국, 필자가 의미를 부여한 것일 뿐, 냉철하게 보자면 거래소 존재 이유, 거래소의 본질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함이다. 특정 사업체가 돈을 많이 벌어서,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이를 이용하여 시장에 왜곡을 일으킨다는 것 역시, 영향력을 가진 업체가 시장을 주도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모두 바람과 사상을 이야기하면서 아쉬운 소리만 반복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거래소와 사용자이지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 지속적인 토론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무언가를 계속 혁신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보다는 현재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는 선에서 조금 더 현실성 있는 대안을 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1] 2주 차 보고서의 내용 참고
지금 INBEX를 방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