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블록체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 _ 가치의 인터넷, 블록체인 - 연세대학교 블록체인 연구회 연블(YBL)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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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블록체인 산업 진흥 정책 기조를 요약하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하여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되 암호화폐는 배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하였듯, 우리나라의 블록체인 도입 경쟁력은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이번 KISA의 공공선도 사업 12개는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기존 시스템에 도입하게 하는 데에 있어 훌륭한 모델들이 될 것이며 그중 DID(Decentralized ID), 즉 분산 ID 사업은 앞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고 확장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공선도 사업들과 더불어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블록체인 연구개발 사업 그리고 전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전문기업 및 인재 육성 사업은 그래도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는 데에 있어 필요한 기반을 어느 정도 다져줄 것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 있어서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수준은 결코 큰 의미가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블록체인을 도입한 기업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블록체인을 왜 도입해야 하는지 큰 이유를 못 찾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한 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 도입의 이유를 물었을 때 “상부에서 시켜서”라고 했으며, 다른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기업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간단하다. 블록체인을 도입한 시스템이 현 시스템에 비해 경쟁우위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IT 인프라는 세계적으로도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나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정부 인터넷 서비스, 은행 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들은 24시간 인터넷 인프라를 통하여 이용 가능하며 제공자 단에서도 기존의 시스템 구조는 상당히 안정적이고 우수하다.

이렇게 pain point가 부족한 작금의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한다고 하니 기존의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큰 효용을 못 느끼는 것이다. 한 마디로, 기존의 시스템이 우수한데 굳이 그 노력과 자금을 쏟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위변조가 불가능한 분산 원장 시스템이라고 할 때 이러한 니즈가 필요한 곳들을 체크해보면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 정부나 사회 체계가 절대적인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상당히 투명하고 믿음직스러운 편이다. 이렇게 신뢰도가 낮지 않은 곳에서 신뢰를 불어넣어 주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기존 인프라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행하는 비용에 대비했을 때 큰 효용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블록체인 도입을 추진하는 서비스들이 영 시원치 않아 보이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들에 관하여 수많은 해커톤이 개최되었고, 필자 또한 블록체인을 활용한 Dapp을 수도 없이 많이 기획해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언제나 “Why Blockchain?”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도대체 왜 굳이 지금의 서비스들도 좋은데 불편하게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하며,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정보들인데 왜 굳이 블록체인에 올려야 하냐는 질문들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블록체인 도입이 아예 효용이 없냐 물으면, 그것은 아니라고 할 수는 있다. 이력 추적, 병렬적 정보 공유, 진본 확인 등에 대한 효과는 무엇보다 확실하다. 그러나, 현재 블록체인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비했을 때 이러한 제한적인 효과들을 보면 김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블록체인 기술로부터 큰 효용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다만, 효용을 볼 수 있는 영역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일 뿐이다.
암호화폐와 ICO의 영역을 말하는 것이다. 예전 글에서 글로벌 자금 조달 수단으로써 ICO의 잠재력에 대하여 논한 바가 있다. 사실 ICO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잠재력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시이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ICO가 단순히 불법적인 자금 모집의 수단일 뿐인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작금의 경직되어 있고 중앙화 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비추어지는 것이다.

이전에 돈 탭스콧이 그의 저서 “블록체인 혁명”에서 블록체인이 제2의 인터넷, ‘가치의 인터넷’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필자는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

블록체인을 금융의 영역,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가치의 영역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그 일면들 만을 바라본다면 그것은 구름에 가려진 거인의 다리를 나무라 칭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시키며 암호화폐를 배척하는 단정적인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이해하여 “혁명”을 통하여 한 단계 더 도약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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