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Blockchain … Still? 아직도?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이나 해커톤을 나갔을 때, 법정 화폐를 거부하고 암호 화폐를 받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라는 질문 및 피드백은 꽤나 많이 나온다.
예전부터 “블록체인이 필요해요?”라고 물어봤을 때 ‘아니요’라고 답해 왔었다. 하지만, 그 후에 그러면 어디에 필요할까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명확하게 했던 적은 없었다. 이제는 답을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정말 필요하고 제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한국같이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나쁘지 않은 인프라를 구축한 곳은 쓰일 곳이 많지 않다.
인프라 & 시스템의 안정성
한국을 한 번 더 예로 들자. 물론,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체감상 국민이 정부에 호감을 느끼고 있을 때보다는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국민은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3권 분립이 똑바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매일같이 대중교통과 기본적인 금융 및 국가 행정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국민의 국가 및 시스템에 대한(중개자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는 있다고 볼 수 있다.
상위 소수의 선진국을 빼고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는 금융 및 사회, 경제 시스템이 불안정하다. 그중 적지 않은 숫자는 끝없는 부정부패, 법정 화폐의 가치 급등락, 하루 현금 인출량 제한, 불안정한 전력 공급과 같은 상황을 매일같이 겪고 있다. 이런 불안정성은 자국의 정부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더 낮추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의 법정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를 찾는다면 암호화폐라는 선택지는 꽤나 매력적인 대체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부족한 행정력 등의 이유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몽골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에 가깝지만, 금융 인프라가 열악하고, 다양한 행정 시스템 등에 허점이 있어 신용 데이터가 부재한다고 한다. 신용 조회에 어려움을 겪어 대출 평균 금리가 15%를 상회하고 40%를 상회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몽골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바일 결제 인프라 구축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파트너로 테라와 MOU를 맺었다.
원래대로라면, 신용 조회를 위해서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권 역시 모든 정보를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정 인물이 금융 활동을 할 때 이를 공지하고 변동사항을 지속해서 서로 일치시키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위처럼 표준이라고 여겨지던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보다 몽골 현재 상황에 맞게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시스템의 합의 알고리즘으로 trustless 한 상태로 안전하게 p2p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징을 활용하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비용도 절감되고 효과적일 것이다.
블록체인 정부 – 에스토니아
인프라 시설 구축으로 인한 빠른 경제 성장, 블록체인 및 e–정부를 통해서 효율성 및 보안 강화를 동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에스토니아일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왔으며, 소련의 붕괴로 자연스럽게 독립이 되었다. 당시 에스토니아는 특별한 자원이나 기술도 없었고 국가를 운영할 만한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던 것은 -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의 구축이었다.
90년대 후반 트리그리 후페(‘호랑이의 도약’)라는 프로젝트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에게 IT 교육을 제공하였다. 2000년 ‘인터넷 접근권’을 국민 기본인권으로 선언, 2003년에 전자정부 구축, 이를 이어 2012년부터는 프로지 티거 (‘프로그래밍 하는 호랑이’)라는 프로젝트를 실행하여 코딩 및 프로그래밍 교육을 더욱 보편화시켰다. 전자 정부 구축과 전 국민에게 교육을 통하여 완벽한 전산망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풀이라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이런 당국의 일관된 정책 주도하에 에스토니아는 스카이프라는 엄청난 기업을 배출했고, 전자 신분증, 전자 투표 시스템 그리고 전자영주권 등 대부분의 행정 시스템을 완벽한 전자 시스템으로 구축하였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7년 에스토니아 정부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아 업무가 2주 이상 멈춰 버렸었다. 효율성과 자동화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집중을 했던 그 전과 방향을 바꾸어 보안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였다. 이때, 블록체인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높아진 국민의 인식과 전반적인 전산화를 통한 행정 업무의 효율성 그리고 한차례 공격 후에 블록체인을 도입하여 강화된 보안으로 에스토니아의 전자 정부는 국가 경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그 결과 130만 명이라는 작은 인구를 가지고도 에스토니아는 현재 가장 높은 효율성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상품을 만들어내는 국가가 되었다.
Blockchain as Infrastructure!!!!!
블록체인은 금융 분야(주로 암호화폐)뿐 아니라 토지대장, 운송 및 물류 등에도 상당 부분 쓰일 것이고 실제로 많은 pilot 들이 실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블록체인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시스템에서 중개자를 줄여서 더 높은 효율성을 띠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기존과 다른 형태의 산업을 형성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았을 때, 몽골의 시도나 에스토니아의 발전 case는 현재 인프라 시설이 열악하거나 부족한 제 3세계에 아주 좋은 본보기이다. (물론, 특정 국가가 절대적으로 빈곤하다면 국제적, 인도적인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산업군과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전부터 계속 주장해온 것 3가지가 있다.
- 블록체인은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에서 훨씬 강력할 것이다.
- 지금은 공익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블록체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블록체인이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는 경우가 위의 3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경우이다. 법정화폐와 암호화폐의 비교, 신뢰의 문제, 효율성의 차이. 이 모든 것들은 다 지금의 시각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한 편협한 시각으로는 에스토니아의 발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법정화폐에 대한 불신과 암호화폐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할 것이고,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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