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 금융과 블록체인의 미래 - 연세대학교 연블(YBL)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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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 금융과 블록체인의 미래

올해 초부터, De-Fi라는 개념이 블록체인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Decentralized Finance, 즉 탈중앙 금융의 약자이다. 먼저 De-Fi가 어떤 개념인지 잠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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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번도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어떤 개념인지는 블록체인 기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바로 “탈중앙” 형태의 “금융” 시스템을 의미한다.
동어 반복인가? 좀 더 풀어 얘기하면 De-Fi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의 영역에 들어오며 나타난 개념이고, 기존의 금융기관이 했던 역할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대체하려는 시도이다.

사실 지금까지 블록체인 업계에서 다뤄진 여러 핵심 개념들이 이미 De-Fi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 먼저 비트코인 자체는 당연히 De-Fi의 근원에 맞닿아 있다. 중앙은행의 보증 없이, 중앙은행의 중개 없이, 비트코인을 활용해 송금과 결제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탈중앙 금융이다. 더 나아가면 이제는 전 국민이 다 아는 ICO와 증권형 토큰, 암호화폐 월렛, IEO 등 암호화폐를 활용한 대부분의 서비스들을 우리는 탈중앙 금융, 즉 De-Fi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혹자는 De-Fi를 말장난이라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기존의 개념들을 좀 더 그럴싸한 개념으로 묶어 표현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은 탈중앙 금융 예시들의 성취가 미미하다.

증권형 토큰은 기술적 한계와 제도적 문제로 인하여 상용화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그 어떠한 프로젝트들도 기존의 은행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거나 그에 근접한 경우가 사실상 없다. 일단 탈중앙 거래소(DEX)도 상용화와는 거래가 멀고, 우리가 편히 사용하고 있는 업비트나 바이낸스와 같은 거래소들 또한, 중앙은행과 별반 차이 없다. 오히려, 탈중앙화라는 명목 하에 탈중앙 암호 자산들을 자신들이 투자자들을 대신하여 보관해주고 투자자들에게는 숫자만 튕겨주는 모습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워딩이 어찌 되었든 간에 실제로 블록체인이 금융시스템에 가져올 효용이 꽤 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De-Fi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부여할 것이고, 기존의 금융 시스템이 부과하던 중개 수수료를 혁파할 것이며 더 많은 유동성과 함께 자본 시장에 혁신적 상품들을 가지고 올 것이다. 당장 “BlockFi”라는 서비스의 경우, 비트코인을 예치할 시 시중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은 연 6% 수준의 예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당장은 De-Fi의 필요성이 잘 실감 나지 않을 수 있다. 애초에 한국인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은행 시스템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계좌 개설만 해도 필리핀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예치금이 있어야 가능하며 계좌 개설 자체도 굉장히 힘들다. 애초에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필리핀 국민들에게 높은 수준의 예치금까지 요구하니, 당연히 그러한 국가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이 은행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필리핀만의 문제가 아니며 이전에 말했듯 전 세계 17억 인구가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은행 서비스는 어찌어찌 누릴 수 있다 하더라도, 낮은 사회적 신뢰와 높은 수준의 사회적 불안정은 대다수의 개발도상국 혹은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다. 독재 군사 정권이 집권하는 곳에서 산다면, 사유 재산권마저도 보장받지 못한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3.5% 수준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법정화폐의 가치는 무너졌고 국민들에게 암호화폐만이 유일한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개발도상국에서 De-Fi는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17억 인구에 더 신뢰할 수 있는 가치의 저장 수단과 더불어 은행과 유사한 형태의 금융 서비스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필리핀과 같은 곳에서는 De-Fi가 현실화되었다고 한다. 필리핀의 경우 인구의 77%가 은행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 무려 5백만 필리핀 사람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각종 요금을 지불하고, SIM 카드를 충전하며 각지의 친구 혹은 친지들에게 돈을 보낼 때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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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탈중앙 금융, 즉 De-Fi는 블록체인의 본질과 가장 맞닿아 있는 개념이다.
이전에 돈 텝스콧이 그의 저서 “블록체인 혁명”에서 블록체인을 “가치의 인터넷”이라고 표현한 적 있다. 선진국에서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누리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표현은 반직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17억 인구 중 블록체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블록체인의 효용과 파급력을 이미 우리보다 앞서 명확하게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더불어 De-Fi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 및 시스템적 요소들이 고도화되면서 개발도상국만이 아니라, 선진국들을 포함한 전 세계의 금융 패러다임이 점진적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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