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15개 공공 선도 시범사업에 대한 적합성 평가 -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 김재윤
5월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블록체인 확산을 이끌기 위해서 ‘2019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에 대한 내용이 담긴 ‘제12회 블록체인 테크비즈(TechBiz)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KISA가 추진 중인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및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15개 사업자가 사업 내용 및 서비스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공공부문 시범사업 12개는 다음과 같다.
1.블록체인을 적용한 신뢰기반 기록관리 플랫폼 구축(국가기록원)
2.방위사업 지원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방위사업청)
3.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병무청)
4.블록체인 기반 재난재해 예방 및 대응 서비스 구축(부산광역시)
5.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병원 서비스 개발 시범사업(서울의료원)
6.시간제 노동자 권익보호(서울특별시)
7.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 서비스 플랫폼 구축(식품의약품 안전처)
8.블록체인 기반 전자우편 사서함 시범사업 (우정사업본부)
9.블록체인 기반 전북도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전라북도)
10.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제주특별자치도)
11.블록체인 기반 REC 거래 서비스(한국 남부발전)
12.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외부 감축사업)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환경부)
이번 글에서는 위 사업들에 대한 평가를 적합성에 따라 상, 중, 하로 분류하여 평가해보겠다.
< 하 >
1.블록체인을 적용한 신뢰기반 기록관리 플랫폼 구축(국가기록원)
2.방위사업 지원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방위사업청)
3.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병무청)
4.블록체인 기반 재난재해 예방 및 대응 서비스 구축(부산광역시)
8.블록체인 기반 전자우편 사서함 시범사업 (우정사업본부)
위 사업들은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기반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로 평가하였다. 다시 말해서 블록체인을 이용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업들이다.
기록관리 플랫폼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방안 (출처: KISA)
1.블록체인을 적용한 신뢰기반 기록관리 플랫폼 구축(국가기록원), 3. 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병무청), 8. 블록체인 기반 전자우편 사서함 시범사업 (우정사업본부)를 제안한 사업자들은 블록체인을 단순한 분산 데이터베이스로 바라본 것 같다. 앞서 작성했던 많은 글들에서 강조했듯이,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시간에 따라서 계속해서 상태가 변하는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적합하다. 하지만 위 사업들은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기록만 하거나(기록관리), 한 번 기록된 데이터의 상태가 기록된 이후에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다(인증서 없는 민원 서비스, 전자우편 서비스).
특히, 3. 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병무청)과 8. 블록체인 기반 전자우편 사서함 시범사업 (우정사업본부) 은 DID라 불리는 분산 신원(Decentralized Indentifiers)을 이용하는 서비스들이다.
DID는 한 번 기록되면 변하지 않고 사용되기만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구축할 필요 없이 분산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거나, 웹사이트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인증서를 제공하는 CA(Certificate Authority)와 같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이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2.방위사업 지원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방위사업청), 4. 블록체인 기반 재난재해 예방 및 대응 서비스 구축(부산광역시) 사업은 국가 시스템의 비효율을 개선하면 되는데 안 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기관이 비효율을 감수하면서 무 신뢰 시스템을 구축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쓸 이유는 전혀 없다.
<중>
5.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병원 서비스 개발 시범사업(서울의료원)
6.시간제 노동자 권익보호(서울특별시)
7.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 서비스 플랫폼 구축(식품의약품 안전처)
10.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제주특별자치도)
위 사업들은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핀트가 조금 어긋난 것이다. 따라서 사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적합할 수도, 부적합할 수도 있다.
5.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병원 서비스 개발 시범사업(서울의료원), 6. 시간제 노동자 권익보호(서울특별시) 사업은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비용이 절감되고, 파편화된 정보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그 데이터가 개인 정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참여자 모두에게 개인 정보를 전송하여 저장하도록 하는 것은 굉장한 모순이다. 이를 위해서 개인 정보의 해시값을 블록체인에 올린다고는 하지만, 그 해시 값이라는 것은 블록체인상에서 상태가 변경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랜덤 한 값을 외부에서 기록만 하는 것이므로 ‘하’로 평가받았던 사업들과 다를 바가 없다.
7.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 서비스 플랫폼 구축(식품의약품 안전처), 10. 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제주특별자치도) 사업은 상태가 변하는 블록체인의 특징을 잘 이용하고 있다. 식품과 배터리의 이력은 시간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1) 모든 식품과 배터리에 고유한 ID를 부여해야 하고, 2) ID를 부여받은 실물(레토르트 식품, 배터리)의 이력을 지속적으로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존재를 ‘오라클’이라고 부르는데, 오라클이 제 역할을 못하는 순간 해당 시스템은 쓸모 없어지게 된다. 즉, 현실과 블록체인 데이터가 제대로 매핑(mapping)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오라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제품에 ID를 부여하고 상태를 추적하여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에 큰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상>
9.블록체인 기반 전북도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전라북도)
11.블록체인 기반 REC 거래 서비스(한국 남부발전)
12.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외부 감축사업)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환경부)
위 사업들을 ‘상’으로 꼽은 이유는 1) 데이터의 상태가 시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며, 2) 블록체인 상 데이터의 변경이 선행되어야 현실에서의 변화가 일어나 매핑(mapping)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블록체인상에서 화폐, 상품권, 권리 등을 발행하여 서로 교환하는 형태이다.
블록체인 기반 전북 스마트 투어리즘 서비스 프로세스 (출처: KISA)
9.블록체인 기반 전북도 스마트 투어리즘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전라북도) 사업은 블록체인 상에서 상품권을 상인에게 전송해야 상품을 인도받을 수 있고, 11. 블록체인 기반 REC 거래 서비스(한국 남부발전) 사업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주고받아야 발전소에서 전기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12.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외부 감축사업)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환경부) 도 마찬가지이다.
결론
공공부문 시범사업 12개의 적합성을 상, 중, 하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내 생각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겠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인 만큼 적절한 감시와 비판을 통해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어 엄한 곳에 시간과 세금이 낭비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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