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민간의 삽질을 도와주는 정부의 삽질을 응원합니다 _ (하) - 중앙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씨링크(C-Link) 박민서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
사실, 정부는 블록체인 관련 정책을 펼쳐 나가는데 있어 너무나 소극적이다. 정책 및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업계로 하여금 많은 혼란을 야기시킨다. 관련 법률이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특정 행위를 해도 되는 지의 여부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알아보고 난 후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당연히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면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늦어도 너무 늦는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1년의 시간이 있었는데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조차 제시되지 않은 현상황을 보았을 때 정부가 이를 정말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내가 정부 인사라면 1 - 진정한 혁신을 위한 발칙한 생각
필자는 가끔 발칙한 상상을 많이 한다. 블록체인을 공부하면서도 많은 재미있는 상상을 하곤 했었다. 실질적으로 일어난 일도 있다. 대표적으로, 한 때 거대기업이 자체적인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국력이 약한 정부는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했었는데 실제로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나왔다. 이처럼, 다양한 상상을 하던 중 내가 만약에 정부 인사라면 블록체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원했을까 라는 상상도 하게 되었다.
자신이 속해 있는 부서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그러한 프로젝트들을 지원했을 것 같다. 실제로 인터넷 진흥원이 지원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보면 해당 부서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열되어 있다.
시범 사업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도전을 하는 사업이다. 이전 편에 결과보고서를 통해서 많은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한다.
나 같으면 내가 속해 있는 부서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것을 넘어서 내 부서를 없앨 만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파괴력 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 같다. 사실 대기업에서 사내 벤처를 선정하고 지원할 때 많이 이렇게 해왔다. 자신들을 무너뜨릴 아이디어를 미리 선점하고 지원하여 품어서 더욱 입지를 공고히 한다. 자신의 부처를 없애 버릴 수도 있는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이를 지원한다면 기술과 행정 능력 모두 괄목하게 발전할 것이다.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과 국정을 운영하는 입장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단지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가이드라인 및 법 제정을 늦출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이를 제도화시키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짓이다.
그렇기에 불안정한 상태에서 시범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에 더욱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형태로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고 실사용 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다. 실질적으로 이게 가능한 아이디어인지 아닌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는지 눈으로 보고 느껴야만 한다.
내가 정부 인사라면 2 – 대통령님 지갑을 다운로드하고 사용해보십시오.
페이스북 리브라 관련 청문회를 보면서 느낀 점은 단 한 가지다. 상원의원은 일단 블록체인이 뭔지를 전혀 모른다. 하원의원은 알기는 아는데 정확하게 알지를 못한다. 한국의 국회의원들, 정부 관료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번 달 영상 촬영 마지막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문재인 대통령께 영상편지를 썼었는데, 이에 대해서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을 써보려고 한다.
사실 블록체인 학회 내에서도 지갑을 설치하고 사용해본 사람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그때 학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짜증과 자괴감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블록체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인데,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지갑 소프트웨어도 써본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창피했기 때문이다.
학회장과 기존 학회원들의 주도 하에 지갑 설치 및 상호 간 전송을 해봤고, 해당 거래가 블록에 어떻게 담기고 체인에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었다. 놀랍게도 해당 실습을 해본 후 신입 학회원들의 교육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엄청나게 상승하였다.
자 그렇다면, 정부 관료 및 의원들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고 있을까? 과연 그들이 정말 똑바로 이해하고 있을까? 하루 종일 1년을 붙잡고 공부한 동료들도 가끔 헷갈려하고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기존의 업무량 자체도 충분한 관료 및 의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오히려 욕심일 수도 있겠다.
그렇기에, 더욱더 블록체인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연구자, 학생 및 창업자를 많이 만나봐야 하고, 또한 강력한 실습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직접 암호화폐 지갑을 다운로드하고 구입도 해보고 보좌진 및 주변 사람들과 거래를 해보면 어떨까? 대통령 스스로도 이에 대한 이해도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서 더욱 건설적이고 효과적인 정책들이 탄생할 것이라 기대한다.
대통령님 직접 해보십시오. 해봐야 압니다. 해봐야 이게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아닌지, 정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분리가 될 수 있는지 아닌지, 될 수 있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됩니다.
정부도 실패해도 됩니다.
저번 글과 유사하다. 실패해도 된다. 정부 과제는 항상 성공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감춘다. 결국 이쁜 쓰레기만 지속적으로 생산된다. 실패를 했다면, 왜 실패를 했는지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의 입장에서 부담을 느껴 민간을 지원해주는 방향을 택하는 것은 정말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이전에도 말했듯이 그 과감성을 조금은 더 늘려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왕에 시범 사업을 진행할 거면 조금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해줬으면 한다. 자신의 부서가 없어질 것 같더라도 진정한 혁신을 지원하였으면 한다.
의원 및 정부 관료들은 직접 암호화폐를 구입 및 전송을 해보는 기본적인 체험을 해보고 더 나아가 많은 dApp과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봐야만 한다. 선거철만 시장을 찾는다고 상인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갑과 dapp은 한 번이라도 사용해보면 확실히 보이는 것이 달라질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그만 보여줬으면 한다. 조심스러운 것도 좋지만 그만큼 과감한 행보를 보여야 더 확실한 정책이 나올 것이다.
“민간의 삽질을 지원하는 정부의 삽질을 응원합니다.
하지만, 정부 스스로도 더 많은 삽질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만 두려워하시고 더 많은 삽질을 해주십시오.
추가로, 이렇게 겁 없이 달려들고 청춘을 바쳐가면서 블록체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시간 되실 때, 블록체인 학회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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