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디코노미 후기 _ 내가 바라는 밋업과 콘퍼런스 - 중앙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씨링크(C-Link) 박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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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업(Meetup)

‘밋업(meetup)’ 이라는 문화가 있다. 사실 블록체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밋업은 이전부터 같은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거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의 형식으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필자는 블록체인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야 ‘밋업’ 이라는 문화를 처음 알게 되었다. 너무 마음에 들고 괜찮은 문화라서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했었다.

아직도 첫 밋업이 기억난다. 가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내 소개와 우리 학회를 소개하고, 같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제안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참가했다. 하지만, 참가한 후 보았던 광경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

프로젝트는 selling(판매)을 위해 왔고 참가한 사람들은 프로젝트가 하는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 있어 한 것은 ICO 참가 가능 여부와 코인 가격이었다[1]. 결국, 수많은 이상과 꿈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 개발 및 수행 절차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후, 수차례 다른 밋업들을 다녀본 결과 결국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결론을 얻었다. 공허한 이야기만 끝없이 돌고 모두 비슷하게 흘러가는 형식에 익숙해져 나중에는 발표자의 다음 멘트를 맞출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도 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밋업을 잘 나가지 않았다. 학회 페이지로도 수차례 invitation(초대) 메일이 왔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하락장이 시작되었다. 자연스럽게 밋업의 숫자도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내가 인식한 문제를 많은 사람이 공감하였고, 그렇게 스스로 새롭다고 이전과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밋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락장에서 ‘가물에 콩 나듯’ 개최되는 밋업들 중에서 대부분이 별로였지만, 꽤 괜찮은 것들도 몇 개 있었다.

콘퍼런스(conference)와 디코노미(Deconomy)의 차이

콘퍼런스는 밋업과 살짝 다르다. 조금 더 규모가 크고, 중/대규모의 강당에서 연사가 발표하고 그것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역시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집에 와서 해당 내용에 대해서 더 공부하기 위해서 검색을 하던 중 발표 내용의 대부분은 이미 인터넷에 나와 있는 것들이었고, 똑같은 내용이 온갖 곳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같은 연사가 10곳, 20곳에서 같은 내용으로 발표를 하였고 1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내용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더 이상 콘퍼런스에 참가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 콘퍼런스도 점점 안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별도의 외부 행사를 가지 않다가 디코노미에 참석하게 되었다.
디코노미는 우리나라에서 블록체인 관련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봐도 무방하다. 연사로 온 사람들의 명단은 엄청나게 화려했다. 블록체인을 공부한 사람들은 다 들어봤고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작년이 1회였고 올해가 2회이다. 작년에도 가고 싶었으나, 시간 등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서 가지 못하였고 그래서 올해 더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하였다. 결론적으로는 실망했다.

소문난 잔치에는 생각 이상으로 먹을 게 없었고 비유를 들자면 현장은 유럽 귀족 사회 같았다. 네트워킹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왜 여기를 왔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행사의 목적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네트워킹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의견 교류는 없고 만남만 있었으며, 영양가 없는 이야기만 돌아다녔다. 명함은 주고받았지만, 의견은 주고받지 않았다. 그나마 들었던 내용도 평소에 듣고 다녔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디코노미(Deconomy) 전날, 디코노미(Deconomy) 끝난 후 저녁

우연히 디코노미 전날 그리고 디코노미가 끝난 후에 디코노미에 왔던 연사와 같이 시간을 보냈다. 디코노미 전날, 다른 밋업에서 코넬대학교 Emin 교수의 Avalanche에 대해서 듣는 시간을 가졌다. 디코노미가 끝난 후 저녁에 소수 인원으로 ‘마스터링 비트코인’의 저자로도 유명한 안드레아스를 만나게 되었다.

같은 사람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만났다. 한 곳은 수많은 사람이 있는 거대한 콘퍼런스, 또 한 곳은 30명이 안 되는 소규모 밋업이었다.

소규모 밋업에서는 Emin 교수의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발표 중간 때로는 무례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질문도 Emin 교수는 오히려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발표 내용 이외에 서로 고민하는 부분,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서 공유를 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조언과 팁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안드레아스는 대규모 강당에서는 할 수 없었던 본인의 어린 시절, 본인이 했던 바보 같은 실수들, 재미있는 일화, 속 이야기를 하였다. 그가 어떻게 블록체인 씬에 들어왔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는지 알 기회였다. 더불어, 같이 있던 사람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안드레아스와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분명, 같은 사람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밋업 및 콘퍼런스 자체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콘퍼런스인 디코노미는 실망스러웠고 갑작스럽게 형성된 소규모 밋업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결국, 밋업, 콘퍼런스에 참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말을 듣기 위해서보다는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 의견을 많은 사람과 주고받기 위해서이다. 물론, 유명한 사람 스타성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그게 뻔한 내용일지라도 그냥 말 한마디 듣는 것만으로 의미를 부여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경험한 두 경험으로 한 가지 생긴 바람이 생겼다. 발표자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밋업과 콘퍼런스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되면 조금 더 사람들과 밀도 높은 대화를 하고, 평소에 내가 얘기 나누어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콘퍼런스(conference)와 디코노미 (Deconomy)에 바란다.

ㅇㅇㅇ 규모의 식사, 제공, 4성급 호텔, 5성급 호텔에서 진행, ㅇㅇㅇ 프로젝트 CEO, CTO 참석, ㅇㅇㅇ 상당의 티켓 제공

학회 페이지로 특정 행사에 대한 invitation(초대) 메일이 올 때 자주 쓰이는 문구이다. 사람들이 밋업과 콘퍼런스에 질리고 실망한 이유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비어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람들이 밋업과 콘퍼런스를 가는 이유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괜찮다고 평가를 받던 밋업과 콘퍼런스들은 대부분 발표자, 프로젝트 관계자 및 C-Level의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첨예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받는 시간을 가진 것들이었다. 결국,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서 모이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은 많으면 많을수록 당연히 좋다고 생각한다.

단지, 크고 멋있는 곳에 거대하게 진행하는 형태보다는 작고 아담하고 알찬 허름한 동네 맛집 같은 밋업과 콘퍼런스가 많아지면 좋겠다.



[1] 당시만 해도 시장은 엄청나게 가격이 올라가고 있던 추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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