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추천곡, 성시경의 "두사람"
고공의 춘몽
한 달 동안 6번 비행기를 탔다. 비행을 했다.
거리가 가까워 720시간 중 6시간에 불과하며
한 달의 0.8%에 지나지 않는다.
내 몸은 그 시간동안 온전히 잠들었는데
이륙과 착륙의 시점을 정확히 맞추어 자고 깼다.
한번의 비행은 이륙 전의 일상을
지나간 기억이나 아스라한 꿈처럼 만들었고
착륙 후 나는 대책 없는 기시감에 시달렸다.
나는 이륙과 착륙을 하루의 시작과 끝으로 완전히 착각하여
날짜를 가름하기 위해 때마다 손목시계를 들여다봐야 했다.
고공의 타임리프.
대류는 끝없이 저항했고 비행기는 평형을 잡느라 부산했다.
전의를 상실한 내 육신이 밀고 당기는 중력에 시간 감각을 완전히 상실하면서
내 비행은 기묘한 시간의 공백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나는 4월의 30일을 보내고
그렇게 하루 하고도 5일을 더 살게 된 셈이다.
이 시간은 지난 날의 소급일까.
아니면 앞 날의 부채일까.
때론 하늘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지독했던 4월. 나는 36일을 살았다.
그 중 6일 간은 무기력한 고공의 춘몽에 빠져들었고
쓰지도 달지도 않은 꿈을 꾸며
대지로 하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