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첫문장

cowboybebo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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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추천곡은 영화 러브레터 OST "His smile" 입니다.
이와이 슌지와 레이미가 만나서 감성 영화의 지존을 탄생시켰죠.
OST 미쳤습니다.

자신이 꼽는 최고의 소설 첫문장이 있으신가요?
제 대답은 가야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입니다.

설국의 경우 꼭 첫문장이 아니라 도입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소설은 시작하자 마자, 첫 도입부의 몇 문장으로
작가는 자신의 세계로 독자를 소환합니다.
이것은 어떠한 점진적 과정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나지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에등장하는 낡은 터널처럼
무미건조하고 불친절한 세계의 전환이 "설국"의 도입부에 벌어집니다.

야스나리의 설국은 독자의 감성이 투영되는 순백의 공간.
읽는 이는 소설을 읽는 동안 끝없이 자신의 고독을 덧칠합니다.
야스나리의 "설국"은 김승옥의 "무진"보다 지독한 공간입니다.

도입부 두문장을 소개합니다.
국내 출판본 마다 번역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범우사의 번역이 가장 좋습니다.

"雪國"의 "國"은 세계를 의미하기에 지역적 명칭에서 벗어나도 좋다고 봅니다.
그래서 "雪國"이란 제목을 "눈의 고장"따위로 번역하지 않을 요량이면
소설 첫문장에 등장하는 "雪國" 역시 "설국"으로 번역하는 것이 맞습니다.

"國境" 역시 앞서 언급한 세계의 전환이란 측면에서
"접경"보다는 "국경"이란 번역이 좋습니다.

번역에 있어서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도 많은데,
맞고 틀리고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원문]
國境の長いトンネルを拔けると雪國であった.
夜の底が白くなった.

[범우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면 설국이었다.
밤의 끝자락은 이미 하얘졌다.

[민음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다락원]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끝이 하얘졌다.

[청목]
국경의 터널을 빠져 나가니 설국이었다.
밤의 끝자락은 이미 희뿌연히 밝아왔다.

혹시, 기억에 남는 소설의 첫문장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PS)
음악을 듣다보니, "철도원"의 히로스에 료코가 생각나는 군요.
료코. 잘 지내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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