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행복
아내가 대학동창과 1박2일
수다 떨러 갑니다.
혼자 먼 길을 떠난 적이
별로 없는 아내는 길을 묻고 또 묻고
itx 예매해라 ktx 예매해라
갖은 심부름을 시킵니다.
1박 2일 동안 내가 먹을 것
입을 것을 순서대로 챙기고
우리 집 막내둥이 또또를
(15살 된 늙은 개)
챙기는 법을 메모지에
길게 써놓고 일장 연설을 합니다.
아내는 무슨옷을 입을까
옷장을 뒤적이며
이거 어때?를 반복합니다.
영혼 없이 좋아 를 연발 하는 나에게
싸늘한 눈총을 주다가도
친구들 만날 생각에 웃습니다.
아내는 연신 내 걱정을 하며
버스에서 오르며 손을 흔듭니다.
아내 없는 하루밤의 시작입니다.
집에 와서 아내가 온갖 하지 말라는
일을 하면서 행복해 합니다.
설거지도 집 청소도 다 미루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지금은 아내가 싫어하는
술을 마십니다.
아내가 한달에 한번만
친구를 만나러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