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에서는 라면 냄새가 난다 .

corn1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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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반드시 만나서 정리하리라
핸들을 돌려 네가 운영하는 공장으로 향했다.
지금 내가 쉬는 숨이 한숨일까? 심호흡 일까?
너에게 다가서는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나는 숨이 가빠온다.
만나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곰팡이 냄새나는 자취방
작은 전기 쿠거를 가운데 놓고 네가 라면을 끓일 때
우리는 나무젓가락과 잘 접은 라면 포장비닐을 들고
라면이 익기만을 기다렸다.
익은 라면을 다 먹으면
쿠거에 또 라면을 집어넣기를 여러번
허기를 채우기에는 터무니없는 시간 이엇다.

나는 배가고프거나 출출해지면
항상 너의 자취방을 찾았다.
당연하듯 너는 라면을 끓였고
어떨 때는 밀가루 속에 카레가루를 넣어
빈대떡을 하기도 했지.

나는 나쁜 놈이다.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이면
네가 그렇게 상처를 받았을까
나는 아직도 나의 잘못을 모른다.
네가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도 씹는걸 보면
분명 내가 크게 잘못한 거 같다.

공장 문 앞에서
커피를 마시는 너의 뒷모습을 빼꼼히 바라보다
천천히 너의 뒤로 걸어가서
목덜미를 안았다.
뒤돌아보며 시선을 마주쳤을 때
네가 웃었다.
순간 사방으로 퍼지는 라면냄새

너의 얼굴에서는 라면냄새가 난다.

-- 친구와 화해 한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