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일이 되었다. 새벽에 장례식장에 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날, 장례식 발인일이다.
요새는 화장을 많이 한다고 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유지를 받아 영하 16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 외할머니와의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운구차로 이동을 하고, 산길을 따라 150m 정도 걸었다. 길이 산길이라 고르지 않고, 수평과 사람들과 운구하는 호흡을 맞추려다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 비탈을 오를 때는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휴식 할 수 없기에, 힘을 다해서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다했다.
장례식의 과정, 장례식이 끝나고 모여서 가족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욕망을 엿 볼 수 있었다. 정치라는 것이 먼 데 있는 것이 아닌데, 어른이 사라진 이후, 여러가지 역학관계 내에서 자신의 의향을 피력하는 모습들,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들이 눈에 보였다. 어렸을 때는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어른은 보고 싶은 곳만 볼 수 없다. 싫은 것도 참아야하고 견뎌야 하는 순간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좋은 게 좋은 곳이라는 생각에서 바뀐, 내 자신의 욕망도 보았다.
무엇보다 장례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떠난 작은 외숙의 회사 동료가 장례식에 찾아와 준 점이다. 영하 15도가 넘는 추위에, 실제 손님을 맞이할 시간은 하루 밖에 시간이 없었는데, 그분들이 찾아와 주었다. 그만큼 작은 외숙이 맺어놓은 관계의 결실의 흔적을 장례식장에서 다시 확인한다.
분향소에서 수없이 절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달았다. 한 사람이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느꼈다. 당장 내년에, 명절에 내가 가야할 이유가 약해짐을 느낀다.
점점 장례식장이 소단위로 진행되지 않을까. 그리고 흔적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서비스가 잘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