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평범함이 싫었다. 별 이유도 없었다. 그냥 반항하고 싶어 항상 비주류였다. 나만의 개성이 있었다. 비주류 b급 아이들의 왕처럼 지냈는데, 조금 겉돌거나 특이한 아이들의 리더였다.
좋아했던 음악장르가 있는지? 난 메탈음악을 좋아했다. 한 때는 미쳐 지냈다. 메탈리카, 메가데스, 슬레이어, 앤쓰렉스, 어나힐레이터, 테스타먼트, 판테라, 세풀투라, 아이언메이든, 모터헤드, 블랙사바스 등등 추억의 메탈 밴드들, 몰라도 상관없다. 그저 나에겐 우상이었다.
고딩 시절 학교가 끝나면 집에 달려와 방문을 잠그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헤드폰을 쓰고 최대의 볼륨으로 메탈을 들었다. 그냥 들은 것도 아니었다. 청각에 집중하기 위해 시각을 배제했다. 조명을 모두 끄고 눈까지 감고서 음악에만 집중했다. 신날 땐 머리를 흔들며 헤드뱅잉도 했다.
저녁을 먹으라는 부모님의 부름을 듣지 못했다. 문을 쾅쾅 두드렸을 텐데도 몰랐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열쇠로 문을 따고 나를 찾았다. 그런데 난 미친놈 마냥 어두운 방에서 불러도 대답 없이 대가리를 흔들고 있었다. 제정신으로 보이진 않았을 테다. 부모님은 걱정이 되어 한심한 눈초리로 나를 추궁했고, 뻘줌한 나는 꽥꽥 소리 지르기 일쑤였다. 이런 일이 수십번 반복됐다.
메탈이 아닌 모든 음악은 당시 내겐 쓰레기였다. 힙합, 가벼운 발라드, 고음만 내지르는 락발라드, 알앤비, 댄스곡, 아이돌 노래 등등이 모두 내겐 일고의 가치도 없는 노래들이었다. 메탈을 듣는 친구는 학교나 교실엔 한명도 없었기에 나는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혀갔다. 그 와중에 행복했지만, 과거의 흑역사로 감추고 싶은 시절이다. 나 이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던 철없던 시절이라서 그렇다.
예나 지금이나 메탈을 듣는 사람은 소수이고, 마이너 취향이다. 근데 난 마이너 취향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내가 정답이며 나 이외엔 모두 오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에 정답이 있겠는가. 문화에 우열이 어디 있겠는가. 마이너 취향 음악이 높은 수준은 물론 아닐 것이다.
난 그저 메탈돼지였다. 내가 들었던 음악도 수많은 음악 장르중 하나였을 뿐인데, 그걸 몰랐다. 더 이상 메탈을 듣지 않지만, 그때의 마이너함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조금 발전했다. 이젠 나와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다.
난 주류 보다 비주류가 좋다. B급 문화가 좋다. 메이저가 아닌 모든 것들을 응원한다. 문화는 다양해야 한다. 하나의 주류문화가 모든 것을 장악해선 안될 것이다. 모두가 다양한 소리를 내며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다.
익스트림한 매니아 취향도 환영한다. 성소수자들도 응원한다. 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줄 수 있다. 피해를 주는 것이 없다면 그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직접적인 민폐를 끼치는 현실의 폭주족이나 태극기부대, 넷상의 일베나 메갈을 옹호할 이유는 없다. 이들은 하나의 문화로 볼수도 없다. 사회의 안정을 깨트리는 폭력 자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에 요즘의 페미니즘 문화도 추가하고 싶다. 극단적인 차별 논리를 만들어내며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최근의 페미니즘은 옹호할 수 없다.
비주류와 마이너 취향은 좋다. 하지만 자기들만 옳고 다른 이들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극단주의자는 존중 받을 가치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서로를 인정해주었음 한다. 배제가 아닌 포용의 문화가 정착 됐음 한다.